회복이냐, 침몰이냐…갈림길에 선 수출

입력 2016-05-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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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조업일 줄어 또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하루 평균 수출액은 5개월만에 최대 실적



[ 이태훈 기자 ] 지난 1월 19.0% 감소율로 바닥을 찍은 이후 개선세를 보이던 수출이 4월 들어 다시 나빠졌다. 3월 한 자릿수로 감소폭이 축소되는 듯하더니 다시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조업 일수가 작년 4월에 비해 줄어든 탓이 컸지만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제품 수출이 여전히 부진해 하반기로 예상된 수출 증가세로의 반등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시 두 자릿수 감소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액이 41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2% 감소했다고 1일 발표했다. 수출 감소율은 지난 1월 19.0%를 기록한 뒤 2월 13.0%, 3월 8.1%로 감소폭을 줄여가다 지난달 다시 증가했다. 월간 기준 최장 기간 수출 감소 기록도 16개월로 늘어났다. 이전 최장 기록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의 13개월이었다.

산업부에서는 수출 실적이 2월과 3월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자 4월 수출 실적도 좋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최근 간담회에서 “수출이 당분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감소폭을 서서히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4월 수출 감소는 영업 일수 축소 영향이 컸다. 박진규 산업부 무역정책관(국장)은 “올 4월 영업 일수가 전년 동월 대비 1.5일 줄었다”며 “영업 일수 조정이 수출액 6.2%포인트를 감소시키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업 일수가 같았다면 수출 감소율은 5.0%로 줄었을 것이란 얘기다. 4월 통관 예정이던 선박 다섯 척이 선주 측 요청 등으로 인도 시기가 5월로 늦춰진 것도 수출 실적이 당초 전망보다 낮게 나온 요인으로 분석했다.

산업부는 하루 평균으로 계산한 수출액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수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국장은 “수출액을 일평균으로 환산하면 4월 실적이 5개월 만에 가장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은 18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12월(17억7000만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하지만 세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수출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4%에서 3.2%로 하향 조정했고, 세계무역기구(WTO)도 올해 세계교역 물량 증가율을 3.9%에서 2.8%로 낮춰 잡았다.

○선박 수출 증가세 전환

품목별로는 선박 분야 수출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게 눈에 띈다. 해양플랜트 2척을 포함, 총 32척을 수출해 전년 동월 대비 25.2% 증가했다. 선박 분야는 지난해 12월 -32.6%를 시작으로 지난 3월 -28.8%까지 넉 달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 분야도 3.2%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유지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LG전자 G5 등 신제품 수출이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른 주력 품목은 대부분 하락했다. 유가 영향 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저(低)유가가 지속하면서 각각 10.8%, 14.5% 감소했다.

반도체(-11.5%)와 평판디스플레이(-26.3%) 등은 공급 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이 지속하면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자동차(-18.3%)는 신흥국 경기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차 부품(-15.4%)은 중국 완성차 판매 부진으로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으로의 수출이 각각 12.7%와 7.1% 증가했다. 반면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18.4%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내수 시장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바꾸고 있어 현지 수입 감소세가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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