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그동안 아베노믹스의 엔저를 용인해왔던 미국과 일본 간 밀월이 끝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주목된다. 지난달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이 최근 엔화가치 상승은 정상적인 것이라면서 일본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명분은 없다고 말하던 때부터 예고됐던 갈등이다. 미국은 경기부진과 무역수지 적자 등을 들어 인위적인 엔저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일본 정부가 환율개입을 강행한다면 미국이 제재도 불사할 태세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이 그제 “앞으로 투기적 움직임이 계속되지 않도록 외환시장 동향을 긴장감을 갖고 주시할 것”이라며 환율 개입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배경이다.
주요 국가들의 환율정책에 대한 미국의 강경 대응은 대선정국인 미 정치권의 기류 변화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에게 “환율조작에 의연히 대응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는 얘기도 있다. 미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 일본 기업들이 손익분기점으로 상정하는 환율은 달러당 117엔대라고 한다. 일본 수출기업으로선 타격이 클 것이다. 벌써 조짐이 보인다. 일본 244개 상장사의 올 1분기 경상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나 감소한 ‘어닝 쇼크’였다. 루 재무장관은 한국에도 “환율정책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한 터다. 일본 경제의 동요가 남의 일이 아니다.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