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설움 날렸다
"부담 된다"며 가족 응원도 만류
독한 마음 품고 2타 차 역전우승
톱10만 20회…이번엔 '메이퀸'
9세때 미국 유학…한국말도 유창
한국 국적 끝까지 지킨 '의리파'
[ 최진석 기자 ] “빨리 집에 가서 엄마를 만나고 싶어요.”
신지은(24·한화)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텍사스슛아웃(총상금 130만달러)에서 우승이 확정된 뒤 소감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1년 LPGA투어 데뷔 후 5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달려나와 그를 끌어안은 가족은 없었다. 신지은이 “이번 대회에는 아무도 오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우승 문턱에서 몇 번이나 주저앉은 그에게는 가족의 응원도 부담이었다.
홀로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콜리나스CC(파71·6462야드)로 향한 신지은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기록하며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허미정(27·하나금융그룹)과 양희영(27·PNS), 저리나 필러(31·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 楮첨홱? LPGA투어 135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거둔 첫 승리였다.
역전 우승이었다. 10언더파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신지은은 5번홀(파4)까지 버디 3개를 몰아쳤다. 3라운드까지 선두는 생애 첫 승을 노리는 필러였다. 이날 14언더파 단독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필러는 불안했다. 1번홀(파4)부터 보기를 했고, 5번홀(파4)에서 신지은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필러에겐 이번 대회가 절호의 기회였다. 이 지역 출신인 그는 골프장과 가까운 포트워스에 살고 있다. 자신의 집에서 출퇴근해 컨디션이 좋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동갑내기 남편 마틴 필러를 포함한 가족과 팬들의 응원도 있었다. ‘우승이 눈앞’이라는 부담감이 발목을 잡았다. 8, 9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선두에서 밀려났다. 신지은은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승기를 잡았다. 이후 11번홀(파3)부터 8개홀 연속 파를 잡으며 타수를 지켰고 우승컵을 안았다.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지은은 아홉 살 때 미국 캘리포니아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열네 살이던 2006년 US걸스 주니어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LPGA투어로 직행했다. 영어 이름을 제니 신으로 등록했지만, 한국 국적은 그대로 유지한 의리파다. 한국말도 유창하다.
첫 우승의 기회는 LPGA투어 데뷔 이듬해인 2012년에 왔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대회였다. 최종라운드 17번홀까지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무너졌다. 이후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신지은은 올 시즌을 앞두고 누구보다 땀을 많이 흘렸다. 동계훈련에서 하루 3~4㎞씩 뛰며 체중을 10㎏ 줄였다. 땀의 결과는 ‘메이퀸’이었다. 4년 전 2타 앞서다 뒤집힌 그는 이번에 2타 차로 뒤집었다.
이번 대회에서 최나연(29·SK텔레콤)과 지은희(29·한화), 김세영(23·미래에셋)은 공동 7위에 올랐다. 4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이미림(27·NH투자증권)이 공동 10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 선수 7명이 ‘톱10’에 들었다.
신지은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11개 대회서 5승을 합작했다. 신지은 외에 장하나(25·비씨카드)가 2승, 김세영과 김효주(21·롯데)가 1승씩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계 선수들의 5승까지 합하면 10승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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