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 "버려진 갯벌이 1조 가치 정원으로…순천만 변화시킨건 지방자치의 힘"

입력 2016-05-02 19:01  

조충훈 순천시장과의 산책


[ 박상용 기자 ] 전남 순천시 풍덕·오천동 일대에 있는 순천만정원은 지난해 9월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2013년 개방 이후 하루 평균 1만5000명의 관람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주말에는 평균 4만90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든다. 축구장(7140㎡)의 155배(111만2000㎡)에 달하는 이곳엔 나무 460종 86만주, 초화(草花) 420종 400만본이 자라고 있다.

조충훈 순천시장(63·사진)은 지난달 말 순천만정원을 함께 걸으며 “순천만정원의 자산가치는 1조원을 웃돌아 투입된 예산(2455억원)의 네 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전남대 산학협력단은 2013년 순천만정원의 총자산가치를 1조97억원으로 평가했다.

순천만정원은 순천만의 생태 보존을 위해 조성됐다. 조 시장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순천만에 탐방객이 몰려들면서 생태 보존에 위협이 됐다”며 “탐방객을 분산시키기 위해 순천만에서 5.2㎞ 떨어진 이곳에 인공정원인 순천만정원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조 시장은 순천만 일대를 변화시킨 힘은 ‘지방자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천만정원은 내세울 만한 산업단지나 공장 하나 없던 순천시에 힘을 불어넣었다”며 “시와 시민이 함께 정원을 가꾸고 꾸민 덕분”이라고 했다.

순천시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순천만 생태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는 순천만 인근 42만㎡ 규모의 폐염전을 역간척 작업을 통해 2018년까지 갯벌로 복원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지역은 1960년대 염전을 조성하기 위해 간척사업을 한 뒤 바닷물 유입이 차단되면서 여름철이면 인근 마을의 오·폐수가 흘러들어 심한 악취가 나는 곳이다.

조 시장은 “이 사업은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한 곳인 순천만의 생태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순천만정원도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하루 입장객을 1만명으로 제한하고 인터넷 예약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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