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미사 '꼬리 무는' 입주에…강남권 전셋값 '꼬리 내리네'

입력 2016-05-02 19:08  

올해만 1만7000가구…연초보다 5000만원 뚝

재건축 이주 수요에도
수서·일원동 일대 아파트
1월보다 10%이상 내려



[ 조성근/설지연 기자 ] 위례신도시(서울·성남·하남) 미사강변도시 등의 대규모 입주 영향으로 서울 강남구 서초구 강동구 송파구 등 강남권 전셋값이 지난달부터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서울의 다른 지역은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지역에선 지난달부터 전셋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지역 입주는 맞닿아 있는 서울지역 전셋값에도 영향을 준다”며 “경기도에서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전셋값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재건축 이주에도 강남 전셋값 내려

송파구에선 지난 3월 둘째주부터 주간 단위 전셋값이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송파구 전셋값은 3월 둘째주 0.04% 하락한 데 이어 셋째주(-0.03%)와 넷째주(-0.04%)에?떨어졌다. 4월 들어서도 줄곧 보합세 또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전셋값이 매주 0.02~0.06%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잠실동 학사공인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 전셋값이 연초 대비 5000만원 떨어졌다”며 “위례로 이사 가는 세입자가 많아 인접한 문정동 등뿐만 아니라 엘스 등 잠실동 아파트 전셋값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 전셋값도 3월 마지막주부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수서동에선 연초 5억원을 웃돌던 전용 84㎡ 전셋값이 4억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수서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세곡동 내곡동 세입자들이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싼 위례신도시로 이동하면서 수서·일원동 일대 전셋값이 연초 대비 10% 이상 빠졌다”며 “분당신도시 전셋값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3월에 하락세를, 4월엔 보합세를 이어갔다. 위례신도시에선 올해 8개 단지, 8574가구가 입주한다.

강동구의 전셋값 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2월 마지막주 상승세를 마감한 데 이어 3~4월엔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재건축을 위한 이주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전셋값은 오히려 약세다.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8개 단지, 8747가구) 입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입주물량 증가가 일등공신

서울 강남권은 올해 대규모 재건축 이주가 있어 전세난이 다른 곳보다 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그러나 봄철 강남권 전째?상승률은 서울에서 가장 낮고 일부 자치구는 하락세다. 주변 경기지역 입주가 본격화한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 이주 수요는 약 4500가구다. 서울 강동구의 이주 수요도 많다. 강동구에선 고덕주공3단지(2580가구)가 이주를 진행 중이다. 고덕주공7단지(890가구)도 이달부터 이주에 들어간다. 고덕주공5단지(890가구)도 오는 7월부터 이주할 예정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서울시가 전세난을 우려해 이주 시기 조정에 나설 정도였지만 우려한 전세난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위례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 입주는 연내 계속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강남권 전셋값이 들썩일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또 2014년 하반기부터 대거 분양된 아파트가 2017년 하반기부터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2009년 하반기부터 9년간 지속된 수도권 전셋값 상승세가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조성근/설지연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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