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프리미엄' 승부수…유기농 먹거리로 틈새 공략
"중국·인니 등 해외진출 검토…중기·농어민 판로 개척할 것"
[ 이지수 기자 ]
2005년 한 민간 홈쇼핑 임원이던 이영필 공영홈쇼핑 대표는 민원업무를 보러 서울 서초구청에 갔다. 구청에선 벤처기업 제품이 전시된 소규모 박람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상품이 있었다. 쓰레기통이었다. 쓰레기봉투 수십 장을 통 내부에 넣어둘 수 있는 제품이었다. 간단하게 봉투를 교체할 수 있는 장치도 달렸다. 집에서 매번 쓰레기봉투를 교체하는 것이 귀찮았던 경험이 떠올랐다. ‘이거다’ 싶어 이 회사 제품을 방송에 내보냈다.
◆중소벤처 제품 年 700개 키운다
1시간 방송에 6000만원어치가 팔렸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이었지만 정작 업체 측은 수익을 얻지 못했다. 판매수수료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재고 부담까지 겹치면서 그 회사는 결국 방송을 포기했다. 이 대표는 “민간홈쇼핑은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도 성공하기 힘든 구조”라며 “높은 수수료와 재고 부담 등이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를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공영홈쇼핑이 개국한 이후 상황은 바뀌었다. 공영홈쇼핑 판매수수료는 23%로 민간 홈쇼핑 평균보다 10%포인트 낮다.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방송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인다. 출범 첫해 170억원의 중소기업 제품을 팔았다. 업계 최대 규모다. 올해는 판매액 600억원, 내년엔 1000억원이 목표다.
◆中企 해외 진출 플랫폼
이 대표는 올 한 해 700개의 중소벤처기업 제품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사업 성공을 위해선 우수 상품 발굴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올초 상품 선정 방식을 바꿨다. 방송할 제품을 최종적으로 선정하는 평가위원회는 토론 없이 투표만 한다. 전에는 토론 과정에서 일부 위원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중소기업청과 우수 제품 발굴을 위해 협업도 논의 중이다. 상품을 발굴하는 MD에 대한 자체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공영홈쇼핑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목표다.
현재 인도네시아, 중국 등 현지 홈쇼핑업체와 계약을 논의 중이다. 이 대표는 “공영홈쇼핑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업체라면 어느 곳이라도 승산이 있다”며 “입소문이 나면서 공영홈쇼핑을 찾는 중소기업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농수산물로 상생
이 대표는 국내 농어민과 상생하는 방안도 내놨다. 고급화 전략이다. 농수 源걋?홈쇼핑에서 팔리는 가격대가 낮아 다른 홈쇼핑은 주로 수입산 등으로 원가를 낮춰 이윤을 창출한다. 국내 농어민이 설 자리가 좁은 이유다.
하지만 질 좋고 안전한 식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고급화 전략은 이런 소비자와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는 게 골자다. 유기농과 최상품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 관광상품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농수산물 브랜드 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지역마다 다른 상품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었을 때 품질과 맛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느냐는 풀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그는 “공영홈쇼핑 설립 목적에 맞게 중소기업, 농어민과 함께 성장하는 홈쇼핑이 되겠다”며 “판로 지원 등을 통해 협력업체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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