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왕소라 과자' 편의점도 반했네

입력 2016-05-04 18:06   수정 2016-05-05 18:04

유탕과자 50년 한우물 한기문 코스모스제과 회장

90년대 유탕과자 업계 휘청
마트·편의점 입점으로 부활
PB 유탕과자 57% 점유 1위
미국·중국 등 9개국에 수출도



[ 노정동 기자 ] 1968년 10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일일제과(현 코스모스제과) 과자공장. 당시 29세이던 한기문 회장(77·사진)은 일본식 유탕과자(설탕을 입혀 기름에 튀긴 과자류) 제조법대로 손가락 크기의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넣고 튀겼다. 하지만 전부 새까맣게 타서 부서져 버렸다. 속도 같이 타들어가던 한 회장은 아내와 곰곰이 이유를 궁리해 봤다. 반죽 크기를 키우고 콩을 더 넣자 제대로 된 손가락형 유탕과자가 만들어졌다. 공장 앞에는 과자를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늘어섰다. 군납(軍納)도 하면서 회사는 성장했다.

◆50년 유탕과자 한길

요즘 마트나 편의점에서 파는 왕소라형 과자와 고구마형 과자 등도 유탕과자다. 한 회장의 코스모스제과는 유탕과자 1위 업체다. 지난달 말 경기 남양주 공장에서 만난 한 회장은 “소비자들의 입맛이 변하고 먹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유탕과자를 찾는 사람이 줄었지만 자부심을 갖고 꾸준히 제품 개발에 매달린 것이 살아남?비결”이라고 말했다.

순탄하지는 않았다. 1975년 첫 위기가 찾아왔다. 해태제과 ‘맛동산’이 나왔다. 유탕과자를 먹던 사람들이 맛동산을 찾기 시작했다. 수백개에 달하던 중소 과자업체 중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한 회장은 버텼다. 그는 “수익성이 나빠졌지만 품질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간판을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기존 제품에 땅콩버터, 코코넛, 양파액 등을 넣고 업그레이드했다. 그는 “대기업 제품을 이길 순 없지만 틈새 제품으로 명맥을 유지하면서 버텼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에도 어려웠다. 먹거리가 풍부해지면서 왕소라형 과자 등은 소비자들에게 잊히기 시작했다. 회사가 휘청거렸다. 위기에서 빠져나온 계기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등장이었다. 자체브랜드(PB) 제품을 같이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잇따랐다. 한 회장은 “중소 유탕과자 업체 대부분이 부도 난 뒤였다”며 “유통사들이 원하는 물량과 품질을 맞출 수 있는 회사가 우리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코스모스제과는 국내 5대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바이더웨이)에 왕소라형과 고구마형 과자를 모두 입점시켰다. PB 제품을 통한 매출은 전체 매출의 57% 수준이다. 올해는 이 비중을 5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할랄시장·해외 공략 본격화”

코스모스제과는 유탕과자 제조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5년 전 10%에 불과했던 감자칩이나 콘칩 같은 과자 비중을 40%대로 끌어올렸다. 한 회장은 “선진국들은 밀가루 대신 옥수수와 감자를 이용해 대부분의 과자를 만든다”며 “고급화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수출에도 힘쓰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 중국 인도 태국 등 총 9개국에 34가지 제품을 수출했다. 대상그룹과 함께 인도네시아 할랄(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 시장에도 진출했다. 인도네시아에선 할랄 기준에 맞는 과자를 수출 5개월 만에 134만 봉지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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