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이웃 동네' 베이징으로 출근하며

입력 2016-05-05 18:10  

조평규 < 중국 옌다그룹 부회장 pkcho123@naver.com >


화창한 5월 봄날, 연초록 나뭇잎이 눈의 피로를 씻어준다. 새벽의 올림픽대로는 차가 막히지 않아 좋다. 월요일 오전 8시30분이면 김포공항에서 중국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오전 11시에 베이징 회사 사무실에 도착한다. 목요일 오후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20여년간 살았던 베이징에서 2년 전 한국으로 이사했다. 베이징의 심각한 미세먼지가 가장 큰 이유다. 그리고 인터넷과 모바일 통신수단 발달로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중국 본사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당일치기로 중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출퇴근할 때도 있다.

중국은 이제 외국으로 인식하기엔 너무 가까이 다가왔다. 한국 방문 중국인 수는 2010년 100만명을 넘어선 뒤, 올해 700만명 돌파가 예상될 만큼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양국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이제 한국은 작은 식당부터 대기업까지 중국과 중국인을 영업 영역으로 포함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중국 시장이 한국의 내수시장인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증가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보탬이 된다. 중국인들에게 한국 여행 소감을 물어보면 깨끗한 거리와 정연한 교통질서, 친절함,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 등 다섯 가지를 주요 장점으로 꼽으며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칭찬한다.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

유커의 여행 형태도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변하고 있다. 이미 유커 중 60% 이상이 개별관광객이다. 이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한국만의 콘텐츠를 시급히 개발하고, 지금보다 더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유커를 맞이해야 한다.

2년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대에서 강연하며 “백금이 있으면 집을 사고 천금이 있으면 이웃을 사고, 좋은 이웃은 돈으로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비록 북핵과 사드(THAAD) 배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한국과 중국은 이제 좋은 이웃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퇴근하는 비행기가 서해안 상공에 도달하면,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반긴다. 황혼의 낙조와 어우러지면 장엄한 풍경을 연출한다. 무사히 고향에 돌아온 안도감과 푸근한 행복감에 젖어든다. 그렇게 ‘이웃’을 드나든다.

조평규 < 중국 옌다그룹 부회장 pkcho123@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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