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랴부랴 "육성법 추진"
곤충·말산업은 초기 지원 성공
[ 마지혜 기자 ] ‘펫(pet·반려동물) 시장’ 담당 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다. 축산업 등 가축 정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내에선 축산정책국 방역관리과가 주무 부서다. 방역관리과는 방역 업무와 축산물 위생 관리,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 등을 다루는 곳이다.
반려동물산업 육성을 담당하는 사무관은 한 명뿐이다. 동물복지 업무 전반을 맡는 이 사무관은 동물보호법과 관련된 국회 요청 대응과 동물복지 예산 확보 등도 챙겨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관련한 국민의 관심이 동물 보호 쪽에 쏠려 있어 산업 육성 측면에서 접근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농식품부는 2010년 반려동물산업을 곤충산업, 바이오에너지산업 등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육성할 전략산업으로 꼽았다. 하지만 유망 서비스산업이라는 말뿐이었다. 육성법을 마련하기는커녕 300여개로 늘어난 동물유치원·카페·호텔 등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하지 않았다. 펫 시장 육성보다는 동물 보호에만 치중하면서 시장을 사실상 年′?왔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곤충·말(馬)산업 등을 적극 육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곤충산업은 2010년, 말산업은 2011년 육성법을 각각 제정했다. 정부가 5년간 1106억원을 투자한 결과 곤충산업 규모는 2011년 1680억원에서 지난해 3039억원으로 81% 성장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1월에야 반려동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기획재정부가 서비스업 육성 차원에서 펫 시장에 주목하면서다. 중장기적으로 ‘반려동물 관련 산업 육성법(가칭)’ 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반려동물산업 관련 협회의 한 관계자는 “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출발한 TF 자문단에 동물보호 단체 관계자도 참여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지 모르겠다”며 “시장이 커지는 초기에 집중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기(失期)’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