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혜원 기자] "아반떼 스포츠 모델이 나왔다고?"
처음에는 의아했다. 국민 준중형차 아반떼가 준(俊) 경주차 모델로 나왔다니. 통상 '국민'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모범생의 특성을 지니고 있지 않나.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주행성능을 지닌 모범생 세단 아반떼가 가속 성능을 강조한 스포츠 모델로 변화했다고 하니 쉽게 믿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물었다. "괜찮을까?"
하지만 편견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이를 깨달았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누르자 엔진음과 바람소리가 뒤섞여 울린다. 그 순간 차체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계기반의 속도계 눈금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아반떼 스포츠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린 시간(제로백)은 8초 이내. 아반떼는 확실히 변했다.
지난 3일 인천 송도에서 아반떼 스포츠를 만났다. 송도는 오는 21~22일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2차전이 열리는 장소다. 아반떼 스포츠의 레이싱 첫 데뷔전을 치르는 곳이기도 하다.
시승은 인천 네스트호텔을 출발해 KSF 2차전이 열리는 송도 도심 서킷까지 왕복하는 약 7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 모델은 익스트림 셀렉션.
이날 날씨는 거리의 입간판이 떨어질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초속 12m 강풍 속에서 앞서 달리던 대형버스도 양 옆으로 이리저리 흔들렸다. 불안한 마음에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평소보다 가속 페달을 밟는 횟수도 늘어났다. 의도치 않게 핸들링과 제동 성능을 확실히 경험할 수 있었다.
제동 성능은 탁월했다. 비가 그친지 오래 지나지 않아 젖은 노면과 강풍 속에서도 의도한 만큼 정확하게 착지되는 차체에 놀랐다. 약간의 밀림 정도는 감안할 수 있을 정도의 미끄러운 노면이었는데도 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높아진 출력에 따라 디스크 브레이크 용량이 15인치에서 16인치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핸들링도 우수하다. 현대차가 송도 도심 서킷을 시승 구간에 포함한 이유가 있었다. 2.5km 길이의 서킷을 고속으로 반복해 돌았다. 급커브 구간이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차가 서킷에 들어서자 그쳤던 비가 조금씩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주행 조건이 더욱 나빠졌다.
하지만 아반떼 스포츠는 길이가 짧고 가파른 회전 구간을 안정적으로 통과했다, 정신없이 빠른 서킷 주행에서도 쏠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탑재되며 안정성이 높아진 덕분이다. 한 기자는 "210km/h의 속도에서도 서킷을 가뿐히 통과할 수 있었다"며 "급커브 구간에서도 120km/h 이상의 속도를 유지했지만 불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능의 변화는 크지만 디자인 변화는 이에 못미친다. 얼핏 외관만 보면 "뭐가 바뀐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후면의 듀얼 머플러와 전면 그릴에 부착된 'Turbo' 엠블럼, 후면에 적힌 'Sport' 글자가 없다면 기존 아반떼 모델과의 변화를 쉽게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실내도 마찬가지. 붉은색의 가죽 시트 외에 센터페시아. 계기반 등 내관 디자인은 기존 아반떼와 비슷하다. 급커브 구간을 고속으로 진입했을 때 D컷 모양의 핸들이 거슬린다. 돌리는 각도가 커질 때 손에서 핸들이 한 번 걸린다.
시승을 마친 후 연비는 13km/L를 기록했다. 복합연비 12km/L 보다 약간 높은 수치. 시승 내내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했던 점에서 나쁘지 않은 수치다. 가격은 2410만원이다.
송도=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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