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인수금융 이자 납부 못해…이번 주까지 연체 해소 못하면 수천억 충당금 적립
최근 PEF 인수금융 부도 잇따라… PEF 대출 시장 얼어붙나
이 기사는 05월09일(11:3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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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케이블TV업계 3위업체인 딜라이브(옛 씨앤앰)의 2조2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채무조정(리스트럭처링)이 국민연금기금 등 일부 대주단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인수금융 만기가 원활하게 연장되지 않을 경우 10조원이 넘는 국내 인수금융 시장 뿐 아니라 딜라이브 매각 등 유료방송 시장 재편 과정에도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딜라이브 인수금융 이자 연체
국민연금기금과 새마을금고 등 일부 딜라이브 대주단이 인수금융 채무조정 안에 대해 이견을 제시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로 인해 딜라이브 지분 93.81%를 들고 있는 특수목적회사(SPC)인 국민유선방송투자는 지난달 29일 인수금융에 대한 이자를 납부하지 못했다.
대주단의 한 관계자는 “오는 13일까지 이자를 납부하지 못하면 딜라이브 인수금융이 연체 상태로 기재돼 대주단은 수천억원 규모 충당금을 내부에 쌓아야 한다”고 전했다. 딜라이브 대주단은 딜라이브의 채무 상환 여력이 하락하자 총 2조19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중 8800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같은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대출금은 금리를 깎아준 후 만기를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올해 초부터 추진해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 같은 채무 조정안을 지난달 말 대체투자위원회에 상정했지만 안건 통과를 위한 정족수(재적 위원 3분의 2 출석 및 출석 위원 3분의 2 찬성)를 채우지 못해 부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본부는 오는 12일 대체투자위원회를 다시 열어 만기 연장안을 재상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시간에 좇기지 않고 채무 조정안 및 만기 연장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부 위원들이 반대하면 안건이 부결되는 국민연금 내부 의사 결정 구조 때문에 안건 통과 여부를 확신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외부 위원들은 MBK파트너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너티즈,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딜라이브 인수 운용사들의 손실 분담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마을금고는 “정상 여신을 출자전환할 수 있는 내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채무 조정안을 반대했다.
◆“국민연금 대안 없이 반대” 지적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국내 시중은행, 공제회, 보험사 등 20개 대형 금융회사들은 채무 조정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의 인수금융 규모는 총 5600억원으로 전체의 25%에 달한다.
대주단의 한 관계자는 “인수금융 충당금 때문에 국내 상당수 금융회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의 방침에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전했다. 대주단 일부에서는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가 구체적인 대안 없이 감정적인 대응을 앞세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투자 원금(9000억원)을 사실상 모두 날린 MBK 등 운용사들에게 추가 손실 분담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채무조정이 무산되면 대주단이 직접 딜라이브 경영에 관여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오는 13일까지 딜라이브 인수금융에 대한 이자를 납부하지 못할 경우 기한이익상실(EOD) 사유에 해당된다. 대주단은 담보권을 행사해 딜라이브 주식을 인수금융 지분 비율대로 나눠가질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딜라이브의 인수 금융이 연체 상태로 공식 등록되면 국내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의 인수금융 내부 심사가 빡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사모펀드(PEF)들이 인수한 기업들이 경기 불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실화되면서 인수금융이 부도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지난달엔 미래에셋자산운용, IMM PE, 하나금융투자 등 PEF 운용사들이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빌린 인수금융 1600억원을 갚지 못해 부도를 냈다. 2014년 보고펀드가 2250억원 규모 실트론 인수 금융에 대해 부도를 낸 후 두 번째의 대규모 디폴트 사태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영화엔지니어링은 지난 3월, H&Q코리아가 투자한 에스콰이어는 2014년 7월 각각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투자 기업이 부실화되는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좌동욱/이동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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