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래 먹거리 찾아라
인공지능·드론 등 산업지형 급변하는데
휴대폰·TV 대체할 신사업 찾기 힘들어
(2) 지배구조 개편 준비하라
삼성물산·삼성생명 지주사 전환 진행중이고
와병중인 아버지 두고 회장 취임 가능성 낮아
(3) 뼛속 DNA까지 바꿔라
전용기 팔고 수행비서 없이 나홀로 출장
역동적 조직으로 변화하려면 'JY식 인사' 해야
[ 김현석 기자 ] “이건희 회장이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이다.”
2014년 말 삼성테크윈 삼성토탈 등이 한화에 팔리자 한 삼성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말했다. 삼성은 이처럼 지난 2년간 큰 변혁을 겪었다. 2014년 5월10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쓰러지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을 쥐기 시작하면서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감각을 갖춘 젊은 경영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삼성전자를 경영하며, 글로벌 IT업계의 변화를 최전선에서 지켜보고 있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의 지난 2년간 변화엔 이런 이 부회장의 의중이 크든 작든 담겨 있다. 사업 재편, 기업문화 혁신, 실리콘밸리 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근거리에서 본 이 부회장에겐 아직 경영자의 권위보다 고뇌가 느껴진다. 대표적인 게 (1)신사업 발굴 (2)승계 마무리 (3)그룹 체질 혁신 등 세 가지다. 이 부회장의 이런 고민거리는 앞으로 삼성을 진화시켜나갈 화두다.
(1)부진한 사업 돌파와 신사업 발굴
지난해 2조원이 넘는 부실을 털어낸 삼성물산은 올 1분기에도 5000억원 이상 영업적자를 냈다.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도 턴어라운드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의 힘으로 1분기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스마트폰 TV 반도체 사업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이 같은 부진을 만회해줄 사업은 개화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2010년 △태양전지 △전기차용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사업을 신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새 태양전지는 포기했고 LED는 계속 적자가 났다. 바이오사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2020년 1조8000억원 매출이 목표일 정도로 규모가 작다. 전기차용 전지도 치열한 경쟁 등으로 난항을 겪으며 삼성SDI는 1분기 7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공지능 무인차 드론 등으로 대표되는 산업 지형의 변화가 가팔라지면서 위기감이 삼성을 짓누르고 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노키아가 얼마나 빨리 망가졌는지 보지 않았느냐”며 “삼성도 언제든 난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사업 재편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매각 피로증’이 누적돼 조직 안팎에서 부정적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매수 주체도 부족하다. 불황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기업도 몸을 사리고 있어서다. 제일기획 지분 매각은 프랑스 퍼블리시스와의 이견으로 횡보 중이다. 이 부회장이 “펀드엔 팔지 않는다. 1등으로 만들 기업에만 넘긴다”는 뜻을 갖고 있어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2)승계 작업 마무리
이 부회장이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 중이지만 절차적으로는 회장 취임이 남아 있다. 취임하면 이 회장이 조성해 놓은 경영 구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JY식 경영’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병석에 있는 이 회장을 고려하면 당장 취임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삼성 내부 시각이다. 아버지가 병석에 있는데 회장을 맡는 것 자체가 한국적 정서에 맞지 않는 데다 굳이 서두를 이유도 없어서다.
이 부회장의 승계를 뒷받침할 지배구조로서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주회사 전환에는 자금이 소요되며, 일부 해외주주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 또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에는 19대 국회에서 논의된 중간지주회사법 등이 걸려 있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의 여소야대 정국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 등은 당분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3)그룹 체질 혁신과 ‘JY식’ 인사
삼성은 관리, 의전에 강한 기업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아무 때나 사장들에게 전화해 묻는다. 수시로 문자메시지도 주고받는다. 해외 출장이 잦지만 전용기는 팔아버리고 수행비서 없이 홀로 다닌다. 미래전략실장을 통해 사장단과 소통하고 지 쳬求?이 회장과는 다르다.
이 부회장이 솔선수범해 격식, 의전을 파괴하는 건 기업문화를 젊고 창의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의 경쟁자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하드웨어 기반으로 커온 삼성이 이들과 경쟁하려면 경직된 문화를 혁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기업문화 혁신은 인사와도 맞물려 있다. 경영진이 젊어져야 실질적 변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삼성은 지난 2년간 사실상 사장단 인사를 하지 않았다. 연말 정기인사 때 몇 명 바꾸긴 했지만, 임원 경질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본인 색깔을 드러내려 할 때 상당 폭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인사는 변화 추진엔 유리하지만 이후 경영 책임을 고스란히 이 부회장이 지게 된다는 위험이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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