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포항] 기업마다 전담 공무원 붙여 애로 해결…투자유치 10배 늘린 포항

입력 2016-05-0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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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브랜드가 경쟁력이다 - 철의 도시 포항 <상>

'외국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도시 1위' 포항
'기업유치 전도사' 이강덕 시장
포스코 국장·현대제철 과장 등 공무원들 새 직함까지 달아줘
외투기업에 시청 사무실도 제공



[ 강경민 / 홍선표 기자 ]
경북 포항시가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기 시작한 때는 2014년이다. 포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철강산업이 중국발 경기 둔화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로 침체에 빠지면서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1968년 설립된 이후 포항 경제를 지탱해온 포스코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3조7142억원에서 2014년 5566억원으로 3년 만에 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사진)은 “종전에는 공무원들이 포스코만 쳐다보면서 다른 기업 유치에는 소홀했다”며 “철강산업에 편중된 지역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기업 유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낸 이 시장은 2014년 7?취임 직후 ‘투자유치과’와 ‘일자리창출과’를 신설해 경제부서를 강화했다. 시청에서 내로라하는 엘리트 공무원들을 두 부서에 배치했다. 이 시장은 “포스코가 ‘잘나가던’ 시절엔 경제 관련 부서는 단순 행정업무만 맡는 한직으로 여겨졌다”며 “이런 분위기를 깨뜨리기 위해 경제부서에서 일하면 승진 때 가점을 주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유치 전략도 전면 수정했다. 시청 강당에 기업인을 불러 모아놓고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던 기존 방식을 버렸다. 대신 6급 이상 시 공무원 542명이 모두 참여하는 ‘1 대 1 기업애로지원단 제도’를 도입했다. 담당 공무원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맡은 기업을 먼저 찾아가 애로사항을 듣도록 했다. 각종 인허가를 쉽고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비결’도 귀띔해줬다. 기업인을 한꺼번에 소집하는 대규모 투자유치 설명회를 없애고 담당 공무원이 기업을 찾아가 개별적으로 설명회를 연 것이다.

포항시 공무원들이 자신이 맡은 보직에 더해 ‘포스코 담당 국장’ ‘현대제철 담당 과장’ 등 또 다른 직함을 갖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보직 이동 때 해당 기업과의 관계가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 퇴직할 때까지 1개 기업만 전담하도록 했다. 근로자 10명 미만인 영세 기업은 변호사와 회계사, 관세사 등 민간전문가로 이뤄진 기업애로상담관이 무료로 컨설팅해주는 제도도 도입했다.

포항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기업에는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 쳉?사무실을 공짜로 빌려줬다. 시청 16층에 있는 기업지원센터에 외국 기업인들이 마음놓고 근무할 수 있는 사무실 공간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이달 초까지 시청 16층을 거쳐간 외투기업은 10곳이 넘는다.

이런 행정서비스 혁신이 포항시를 외투기업이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바꿔놓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2014년 7월 이후 포항시가 유치한 국내외 기업은 36개로, 투자실적이 2조원을 넘는다. 직전 2년간에 비해 투자 규모가 열 배가량 늘었다. 이 시장은 “적극적인 기업 유치를 위해선 ‘기업가 마인드’를 갖춘 공무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강경민/홍선표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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