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금융·문화산업, '소프트 수출 파워' 부상
[ 정인설 기자 ] 주방용품 전문업체 락앤락은 2004년 CJ오쇼핑을 통해 중국에 진출, 현지 밀폐용기 시장 1위가 됐다. 락앤락처럼 CJ오쇼핑을 발판 삼아 수출 기업으로 발돋움한 한국 업체만 200여개다. 신라면세점은 2014년 10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뒤 ‘한국형 면세점’으로 바꿨다. 2개에 불과하던 한국 브랜드가 38개로 늘었고, 전체 매출의 1%도 안 되던 한국 제품 비중이 지난해 10%에 육박했다.
백화점과 홈쇼핑 등 국내 유통회사들이 수출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2004년부터 해외로 나가 16개국 30여개 도시에 진출했다. 이들은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중소기업에 해외시장을 열어주고 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기반으로 한국 유통업체의 수출은 지난 3년간 연평균 36% 늘었다.
두 자릿수로 줄고 있는 제조업 수출과 대조적이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해운업과 조선업 등의 공백을 메울 신산업을 키우지 못하면 한국은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유통업체를 ‘제2의 수출상사’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 ?이유다. ‘K쇼핑’뿐 아니라 정보기술(IT) 경쟁력을 앞세워 아시아권 중심으로 영토를 넓혀나가는 ‘K뱅킹(금융업)’, 한류스타의 공연과 컨벤션산업을 결합한 ‘K컬처(문화산업)’도 새로운 수출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도 적극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소비재산업과 서비스업 등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전담조직인 무역협력과를 신설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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