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대신F&I, 반년 전 ‘회사채 전량 未매각’ 악몽 벗어날까… 이달 1000억 회사채 발행

입력 2016-05-10 11:23  

채권 만기 2년… 수요예측서 최고 연 2.6%대 금리 제시할 듯
작년 10월 1000억어치 수요예측 땐 하나도 못 팔아… “이번 채권도 투자자 확보 어려울 것”
투자자들, 대신증권에 인수된 후 모회사의 지원 여력 작아진 점 우려



이 기사는 05월09일(05:4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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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NPL) 투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가 이번 달 최대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신에프앤아이는 이달 800억~100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회사채를 공모 방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 전 실시하는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 청약) 때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금리는 최고 연 2.6%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자산평가 등 채권평가회사들이 산정한 대신에프앤아이의 2년 만기 회사채 금리(연 2.4%대)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대신에프앤아이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다섯 번째 등급인 ‘A+’다. 채권 투자자 모집 등 발행 실무는 미래에셋대우와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대신에프앤아이의 회사채 발행은 작년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당시 10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벌인 수요예측에선 투자자가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전에 인수 약정을 맺고 발행 실무를 맡은 KB투자증권 등 5개 증권회사가 발행 물량 전부를 떠안았다. 이후 이들 증권사는 떠안은 채권을 액면가(1만원)보다 싼 값에 처분하면서 손실을 입었다. KB투자증권은 이번 회사채 발행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대신에프앤아이 회사채도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7월 대우조선해양(당시 신용등급 A+)의 대규모 부실 사태 이후 기관투자가 대부분은 A급(A+, A0, A-) 회사 가운데 실적이나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기업의 회사채엔 손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오보균 한국신용평가 파트장은 지난해 대신에프앤아이의 신용도를 평가하면서 “시장 경쟁 심화로 NPL 매입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에프앤아이의 작년 영업이익은 676억원으로 전년(724억원)보다 7% 줄어들었다. 지난번 대신에프앤아이 회사채 발행 작업에 참여했던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은 2014년 대신에프앤아이의 대주주가 우리금융지주에서 대신증권으로 바뀐 이후 모회사의 지원 여력이 작아진 점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발행 실무를 맡은 증권사들도 발행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대신에프앤아이에 ‘800억원어치만 발행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지만 회사 측에서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자’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돈을 오는 7월 중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쓸 계획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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