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정운호 법조비리 드라마' 주연은 누구?

법조 산책

김인선 법조팀 기자 inddo@hankyung.com


[ 김인선 기자 ] “며칠 전 법조브로커가 찾아와 사건을 물어오면 수임료의 30%를 떼줄 수 있느냐고 묻더군요. 좋은 말로 돌려보냈습니다.”

서울 서초동에서 사무실을 낸 한 변호사가 얼마 전 사석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는 “자세히 물어보니 법조브로커들은 병원과 경찰서 등을 돌며 돈이 될 만한 의뢰인을 ‘발굴’한다더라”며 “개업한 지 얼마 안 돼 일감이 부족한 처지인데 선뜻 사건을 준다고 하니 마음이 흔들렸지만 원칙을 지키기 위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법조브로커의 주 고객이 판검사 출신인 ‘전관 변호사’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건으로 불거진 전관 변호사와 법조브로커의 커넥션을 두고 법조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서초동엔 어림잡아 1000명이 넘는 법조브로커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브로커가 사건을 수임하고 변호사에게 수수료를 받는 행태는 명백한 변호사법 위반인 불법 행위다. 법조브로커와 현직 고위 판검사의 유착관계가 세璨?공개된 적도 있다. 2005년 ‘윤상림 게이트’, 2006년 ‘김흥수 게이트’가 대표적이다. 2006년 법조 비리 사건에 연루돼 판검사 여덟 명이 옷을 벗었다.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사상 처음 구속됐고, 대법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법조브로커의 세는 더욱 커진 모양새다. 판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는 물론 청와대와 정부 고위직까지 아군으로 끌어들여 전방위 로비를 펼친 의혹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법조계에선 법조브로커와 전관 변호사의 권력관계가 역전됐다고 말한다. 한 번 브로커와 연을 맺은 전관 변호사는 관계를 끊기 힘들다고도 한다. 언제든 ‘수가 틀리면’ 브로커가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로커가 변호사의 목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검찰이 ‘정운호 법조비리 사건’에 칼을 댔다. 과연 이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은 법조브로커일까 판검사 출신 변호사일까.

김인선 법조팀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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