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취업=루저'라는 편견 깼어요…5회 맞은 '희망이음 프로젝트'

입력 2016-05-12 18:17  

일자리 미스매칭 해결

매년 9000명 넘는 학생 참가

'진흙 속 진주' 중소기업 탐방…중소기업엔 젊은 인재 구할 기회
사람과기술, 직원 17명 중 6명 희망이음 참가 학생서 선발

"이직·창업 위한 좋은 경험도"



[ 이현동 기자 ]
충북 청원에 있는 광학부품 전문회사인 그린광학의 김대종 인사팀 주임(26)은 2년 전 회사에 들어왔다. 다른 동기들처럼 막연히 대기업 취업을 꿈꿨다. 우연히 ‘희망이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생각을 바꿨다. 김 주임은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인사담당자와 상담을 하니 지금보다 앞으로가 기대됐다”고 말했다.

◆청년과 지역기업 ‘연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일 충북 오송 산학융합지구 내 C&V센터에서 ‘희망이음 프로젝트’ 발대식을 열었다. 올해 5회째인 희망이음 프로젝트는 청년에게 지역 중소기업을 연결해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를 풀기 위한 사업이다. 매년 9000명 이상의 대학생·고등학생이 400여개 회사를 탐방한다. 작년에는 총 140명이 탐방한 곳에 입사했다.

경남 창원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사람과기술의 김영찬 대표는 직원 17명 중 6명을 희망이음 프로젝트를 통해 뽑았다. 김 대표는 “지방 중소기업은 회사를 알릴 기회조차 없어 인력난이 심각하다”며 “회사를 찾아온 학생들의 막연한 불신을 확신으로 뒤집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올해 활동을 시작한 김수연 씨(19·건국대 신문방송학과)는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는 노바렉스에 다녀왔는데, 이곳이 평소 즐겨 먹던 대기업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알짜’ 회사가 많음을 새삼 느꼈다”고 전했다.

◆“미니 CEO로 일할 수 있어”

발대식에 이어 열린 회사 대표들과 학부모의 간담회는 학부모가 지닌 ‘중소기업 취업=패배자’라는 편견을 깨는 자리였다. 사회를 맡은 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은 “커다란 조직에서 하나의 부품이 되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업체에선 다양한 일을 접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며 “향후 이직을 하든, 창업을 하든 ‘미니 CEO’로 일한 경험은 큰 자산이 된다”고 강조했다.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는 “최근 찾은 독일의 한 인공위성용 카메라 회사는 직원이 20명도 안 되지만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며 “국내에도 인재들과 만난다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곳이 많다”고 말했다.

업체들의 창의적인 ‘인재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민?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에서는 회사 대표를 1주일간 따라다니는 인턴 프로그램이 대학생 사이에 인기”라며 “독일, 스위스의 히든챔피언들은 동네 주민이 어울릴 수 있는 소소한 파티를 매주 열며 회사를 자연스럽게 알린다”고 설명했다.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학생과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매칭, 부모와의 공동 탐방 등을 확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송=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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