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결정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 흐름이 지난달과 비교해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 상황과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는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책은행 자본확충안에 대해 "현물출자, 자본확충펀드 등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며 "관계기관 협의체에서 계속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한은이 10조원 이상의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최근 정부는 조선 ·해운업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국책은행의 재원 마련을 위해 한국은행에 'SOS'를 요청한 상황이다.
정부는 수출입은행에 대한 한국은행의 출자, 산업은행의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 후 한은이 매입하는 방식 등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은은 금융위기 이후 조성했던 '자본확충펀드'와 같은 대출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가 강조한 '중앙은행의 손실 최소화 원칙'에서 보면 출자보다는 담보를 통한 대출이 자금회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이 확정된다 하더라도 조성규모, 펀드운용과정, 회수장치 마련 등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부는 국책은행의 자본확충방안을 내달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선 "여전히 실물 경제를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현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 활동을 뒷받침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완화적''부족하지 않다'는 표현을 둘 다 쓰는데 시장이 이것을 금리정책의 직접적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시행될 예정인 '김영란법'에 대해선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금지가 골자인 김영란법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란이 많다"며 "법안 시행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긍정적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5월 기준금리를 연 1.50% 수준에서 '만장일치' 동결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째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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