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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여울은 ‘학(鶴)’과 순우리말 ‘여울’의 합성어다. ‘여울’은 ‘강이나 바다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옛날 양재천이 곡류하면서 탄천과 만나는 곳에 자연스럽게 여울이 생겼는데, 이곳에 백로가 빈번히 날아들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학여울’이다. ‘학이 노닐던 여울’이라니…. 정겹고 멋스러운 그 말 속에서 우리 조상들이 즐겼을 풍류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원래 이 지역은 대동여지도에서 ‘학탄(鶴灘)’으로 전하던 곳이다. 고유어 ‘여울’을 한자로 옮긴 게 ‘탄(灘)’이다. 예로부터 학탄으로 알려져 있던 것을 지하철 개통 때 학여울역이란 이름을 붙이면서 우리 고유어가 되살아난 셈이다.
2015년 10월에는 서울지하철 2호선 ‘신천역’이 ‘잠실새내역’으로 이름을 바꿔달기로 했다. 서울시지명위원회에서 주민 민원을 수용해 결정했다. ‘새내’는 한자어 ‘신천(新川)’에 대응하는 우리 고유어다. 서울지명사전에 따르면 송파구 신천동은 이 마을의 북단에서 한강의 작은 줄기인 새내, 즉 신천이 뚝섬 쪽으로 흘러가는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 ‘신천역’은 실제론 잠실동에 있고, 더구나 경의선과 지하철 2호선의 신촌(新村)역과 발음이 비슷해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잠실 지역 주민들이 역명 변경을 요구했다고 한다.
송파구는 주민을 대상으로 신잠실역, 잠실중앙역 등을 함께 놓고 선호도 조사를 했는데, ‘잠실새내역’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대안으로 제시된 이름 가운데 고유어 ‘새내’가 들어 있는 말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국어 화자라면 누구나 딱딱하고 뜻 모를 ‘학탄’보다는 ‘학여울’이, ‘신천’보다는 ‘새내’란 이름이 훨씬 맛깔스럽고 쉽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고유어를 자꾸 살려 쓰려고 노력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반대로 가는 경우도 여전히 많은 게 현실이다. 대개는 무분별한 영어식 작명이 늘어나는 게 요즘 추세 ?것 같다. 한국마사회에서 지난해부터 수도권 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을 ‘렛츠런파크역’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게 그 한 예다. 마사회는 이미 2014년 경기 과천에 있는 서울경마공원 이름을 ‘렛츠런파크서울’로 바꿨다. 시설의 이름이 바뀐 만큼 지하철 역명도 함께 바꿔야 한다는 게 마사회 측의 논리다.
한글 단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이 모인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은 “경마가 주는 사행성 이미지를 가리기 위해 공원 이름을 외래어로 바꾸더니 이제 공공시설물인 지하철역에까지 영어 이름을 붙이려 한다”며 지하철 이용객과 과천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중이라고 한다.
학여울역이 한자어 ‘학탄역’을 넘어 우리 곁으로 다가왔듯이, ‘경마공원역’이 외래어 ‘렛츠런파크역’의 거센 파고를 이겨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로지 언중(言衆)의 인식과 선택에 달려 있을 뿐이다.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 Mother's Day· Father's Day…다양한 미국의 기념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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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5월1일은 May Day라고 해서 ‘국제 노동절(근로자의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소문자로 mayday라고 하면 ‘(구조를 외치는) 조난 신호’를 뜻하는 말이 되니 꼭 구분해서 사용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미국에는 어버이날이 없답니다. 대신 Mother’s Day(5월 둘째주 일요일)와 Father’s Day(6월 셋째주 일요일)이 있답니다. 미국과 달리 우리는 부모님 은혜를 되새기는 날이 하루밖에 없으니 두 배로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의 스승의 날은 5월 (온전한 7일이 다 있는) 첫째주 화요일인데, 보통 Teacher Appreciation Week라고 해서 그 화요일이 들어 있는 주를 ‘선생님 감사주간’으로 기념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2월14일은 우리도 잘 아는 Valentine’s Day인데, 미국 최고 인기 드라마 ‘Modern Family’에서 주인공 남편이 사랑하는 부인에게 밸런타인데이에 “You are pretty and smart, or pretty smart(당신은 예쁘고 똑똑해요, 혹은 엄청 똑똑한 사람이죠).” [pretty: 예쁜/엄청난]이란 말장난을 통해 이처럼 멋진 고백을 한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 없네요.
그리고 7월4일은 Independence Day로 미국의 독립기념일입니다. ‘미션 임파서블’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톰 크루즈 아저씨가 나오는 ‘7월4일생(Born On The Fourth Of July)’은 개인적으로 정말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끝으로 ‘스타워즈 데이’는 5월4일입니다. ‘스타워즈’의 명대사 “May the force be with you(포스가 그대와 함께 하기를)”과 May the 4th(5월4일)의 발음이 비슷한 데서 착안한 것이라는데, 정말 기발한 발상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에게 포스가 함께 하기를….
May the force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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