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만큼 중요한 자산 재배분

입력 2016-05-15 13:45   수정 2016-05-15 14:41

KB국민은행 스타테이블


개인투자자들은 자산 재배분의 중요성을 종종 잊는다. 기존 투자상품에 대한 재배분은 최초 투자 못지않게 중요하다. 재무상태나 생활패턴 변화에 따라 투자 비중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얘기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어떤 투자상품에서는 이익이 나고, 어떤 투자상품에서는 손실이 난다. 이렇게 되면 전체 자산으로 봤을 때 투자 비중이 조금씩 바뀐다. 그래서 원래 계획했던 대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려면 자산을 재조정해야 한다. 예컨대 1억원의 투자원금이 있다. 6 대 3 대 1의 비율로 펀드, 채권, 예금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1년이 지난 뒤 펀드, 채권, 예금에서 각각 10%, 3%, 2%의 수익이 났다. 그렇게 되면 각 자산은 6000만원, 3000만원, 1000만원에서 6600만원, 3090만원, 1020만원으로 바뀐다. 투자 비율이 6.16 대 2.89 대 0.95로 변동된다는 의미다. 수익으로 인해 증가된 자산 비중을 당초 6 대 3 대 1의 비율로 맞추기 위해서는 펀드 자산 중 일부를 환매해 채권과 예금 자산을 늘려야 한다.

자산 재배분을 항상 손실이 발생한 투자상품을 정리하는 개념으로만 이해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수익을 실현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에 1억원을 가입한 개인투자자가 있다고 치자. 현재 수익률은 -50%다. 이때 ‘다시 50%의 수익을 내서 원금을 되찾으면 환매하겠다’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럴 때는 이 상품에서 손을 떼고 다른 대체 상품을 찾는 게 유리하다. 원금을 되찾으려면 50% 수익이 나서는 안 된다. 100% 수익이 나야 한다. 최초 1억원이 5000만원이 됐는데, 50% 수익이 나면 7500만원이 돼서다. 당초 원금인 1억원이 되려면 현재 평가액 5000만원에서 100% 수익이 나야 한다.

원금 회복을 같은 상품으로만 하란 법은 없다.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서 ‘잃어버린 투자 기간’을 되찾는 게 더 현명할 수 있다. 손실 난 상품을 얼른 처분하고 마음의 짐을 더는 게 금전적·정신적으로 효과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기대 수익률에 도달한 상품은 더 이상의 욕심을 버리고 애초 정한 기대 수익률을 실현하는 게 좋다. 실현되지 않은 장부상 수익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승우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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