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목 기자 ] “경제위기에 따른 러시아 정부의 경제구조 재편 노력이 한국에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박노벽 주(駐)러시아 한국대사(사진)는 지난 3일 기자와 만나 “러시아 정부가 수입대체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노동 생산성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사는 러시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외국 기업의 고충을 챙기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중심으로 지난해 구성된 외국인투자위원회가 대표적인 예다. 박 대사는 “이전까지는 미국과 유럽 기업만 참가했지만 한국대사관의 주선으로 3월부터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도 참가 기업으로 뽑혔다”며 “해당 기업과 러시아 정부 간 ‘핫라인’이 개설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중국 다롄에서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보르시노역까지 개설된 만주횡단철도(TM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운송망도 주러 한국대사관의 성과다. 삼성전자 현지 법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던 것을 대사관이 나서 러시아 철도청 등과 교섭을 벌여 성사시켰다.
주러 한국대사관은 러시아 주요 도시를 돌아가며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중점협력도시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러시아 중부 대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이뤄진다.
박 대사는 “서방은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를 하고 있지만, 서방 기업들은 비제재 품목을 중심으로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며 “한국 기업도 러시아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모스크바=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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