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63빌딩서 개막식, 7개월 대장정 시작
이상훈, 이세돌 형제 이끄는 신안천일염, 박정환 9단 주장 티브로드 치열한 우승경쟁
(최진석 문화스포츠부 기자) 이세돌 9단(33)은 어린시절 바둑에 재능을 보이자 아홉 살 때 상경했다. 서울로 바둑 유학을 온 것이다. 이 때 부모 대신 보호자 역할을 사람이 여덟 살 위 친형 이상훈 9단(41)이다. 친형의 보살핌 아래 열두 살에 프로에 입단한 이세돌은 ‘불패 소년’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두 명의 ‘용감한 형제’가 손을 맞잡고 국내 최대 프로바둑 단체전인 KB국민은행 바둑리그(총상금 37억원·이하 KB리그)에서 3승 사냥에 나섰다. 이들을 주축으로 한 신안천일염팀은 2010년과 2013년 두 번의 우승을 합작하며 ‘형제의 힘’을 과시했다. 전북 신안은 두 형제의 고향이다. 이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티브로드팀이다. 두 팀은 모두 누적 2승을 기록 중이다. 올해 우승팀이 대회 최다승 기록을 가져가게 된다.
KB리그는 17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그랜드볼룸에서 개막식을 열고 7개월 대 攘ㅐ?시작했다.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는 지난해 우승팀인 티브로드와 준우승팀 신안천일염의 우승 경쟁이다. 두 팀은 이 대회에서 두 번씩 우승했다는 것 외에도 여러 부분이 닮았다. 두 팀 감독은 이름이 같다. 동명이인 감독들이 올해 선수 선발 때 지난해 팀원(팀당 5명)을 그대로 유지한 것도 닮았다. 두 감독 모두 기존 팀 구성으로도 우승을 차지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팀의 평균 연령 차이가 큰 것은 다르다. 티브로드는 평균 나이가 22.4세로 참가팀 중 가장 어려 패기가 넘친다. 신안천일염은 28.8세로 화성시 코리요(30.4세)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노련미가 장점이다.
신안천일염은 이상훈, 이세돌 두 형제는 2010년부터 여섯 번 참가해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수확했다. 최근 ‘쎈돌’ 이세돌 9단이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한 이후 7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이번 단체전에서도 맹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9단은 이날 “팀 우승과 개인 최다승도 물론 욕심이 난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보는 이들이 흥미롭고 즐거운 대국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티브로드도 만만치 않다. 2013년 준우승에 오른 후 2014, 2015년에는 연거푸 우승했다. 최근 3년 연속 결승전에 진출했다. 주장 박정환 9단은 국내 랭킹 1위다. 그는 지난 16일 중국의 세계 3관왕 커제 9단을 꺾는 등 이세돌 만큼이나 물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두 팀을 비롯해 GS칼텍스 킥스(Kixx), 포스코켐텍, SK에너지 엔크린, KGC인삼공사 정관장 황진단, 화성시 코리요, 한국물가정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신생팀 BGF리테일 CU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KB리그는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으로 나눠 진행하며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끝)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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