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의 이전투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 내홍은 눈뜨고 보기도 민망할 정도다. 최소한의 품격과 일말의 양심을 찾아보기 힘들다. 친박은 집권당이라는 책임감과 역사의식을 내팽개치고, 오로지 계파이익의 방어를 위해 폭주하고 있다. 지도부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회의에서 절차를 밟아 부결시키면 된다. 완력을 과시하며 절차를 거부하는 것은 공당의 의사결정 과정이 아니다. 아전인수식 여론을 앞세워 친박을 몰아붙이는 비박의 막무가내식 행보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친박의 쿠데타’라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있지만, 게릴라식 공세로 당을 내전상태로 몰고간 건 바로 비박 자신들이다. 양아치, 배신자, 극우 등의 거친 언어를 쏟아내며 같은 당 동료 의원들을 비난하는 대목에서는 양식마저 의심하게 된다.
밥그릇 싸움을 넘어서는 가치와 이념의 정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더 본질적인 문제다. 새누리당이 시장경제와 자유 聆퓌遮?보수 가치를 지키기보다 대중영합적인 행태를 보인 지 오래다. 포퓰리즘을 넘어 좌파적 주장에 투항하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정체가 불분명한 오렌지색 깃발을 들고 지지를 구하는 건 유권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양측은 서로 ‘분당 불사’를 외치며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싸움’으로 나라를 흔드는 것은 후안무치일 뿐이다.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떻게 바꿔나갈지에 대한 가치투쟁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기간의 이해득실을 따진다면 혁신이 가능하겠는가. 보수정당이라면 더욱 그렇다. 몰가치적인 정치공학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