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에 개혁 주문
[ 장진모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인터넷 기업 카카오의 대기업집단 지정 논란과 관련해 “속도를 내서 빨리 해결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홍은택 카카오 수석부사장이 자산 기준 5조원 이상으로 돼 있는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의 불합리함을 호소하자 신속한 조치를 지시한 것이다.
홍 수석부사장은 “카카오가 지난 4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계열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자산 200조원 이상의 대기업과 똑같은 규제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법상 규제만 관련된 게 아니고 중소기업기본법, 벤처산업육성법 등 56개 법령에서 원용하고 있어 지금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속도를 내서 빨리 해결해야 한다”며 “관계기관이 회의라도 해서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불필요한 제도와 규제를 빨리 제거해 민 1蓚汰?역량을 다 발휘하고 또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도움을 주려고 정부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이 제도 때문에 더 뻗어나가지 못한다면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건 속도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의 속도와 골든타임을 꽃구경에 비유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수필가이기도 한데, 지금은 많이 쓰지 않고 있지만 제가 쓴 수필 중에 ‘꽃구경을 가는 이유’라는 게 있다”며 “여러분은 꽃구경 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꽃구경 가는 이유는 꽃이 잠시 필 뿐, 영원히 피지 않기 때문”이라며 “규제혁신 노력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꽃은 내년 봄에도 볼 수 있지만 이건 그런 것도 안돼 우리가 빨리 따라가야 한다”며 “(규제개혁을 기다리는 기업은)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일 것이다. 꽃이 지기 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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