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빗LIVE] '지옥'서 구조된 어미견…"불법 강아지 공장 3000곳"

입력 2016-05-19 15:21   수정 2016-05-19 15:51

"차마 표현 못할 참혹한 번식장, 정부 방관"

동물단체, 구조된 어미견 공개…"영양실조 심각"
반려견 대량 공급 → 식용도살 '죽음의 구조' 지적





섭씨 32도 한여름 퇴약볕이 내리쬔 19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서울정부청사 앞. 비쩍 마른 개 한마리가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최근 사회적 공분을 산 '강아지 번식 공장'에서 구조된 암컷이었습니다. 하운드 계열 잡종인 듯한 이 개는 배 아래 부분의 갈비뼈가 선명히 드러날만큼 야윈 모습이었습니다.

↓ [래빗LIVE] 구조된 어미견의 모습…"영양실조 심각" 영상


어미견을 쓰다듬던 동물보호 단체의 한 회원은 "(번식 공장에서) 구조 뒤 영양관리를 받았지만 여전히 뼈가 드러나 있다"며 "구조 당시 영양실조가 심각했다"고 분노했습니다.

다른 단체 관계자가 마이크를 받았습니다. 그는 "수의 무자격자가 번식 공장에서 임신한 개의 배를 가르는 등 끔찍한 외과 수술을 자행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불법 강아지 공장이 이토록 창궐한데는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강아지 번식 공장'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이날 오후 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습니다. 국내 대표적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조희경 대표)를 비롯, 카라(임순례 대표), 케어(박소연 대표)와 동물학대방지연합,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을위한행동, 팅커벨프로젝트 등 18개 단체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 신고된 전국 합법 강아지 번식장은 93개소. 하지만 자체 파악한 국내 불법 강아지공장은 전국적으로 3000곳이 넘는다고 합니다. 감옥을 방불케하는 열악한 사육장에서 개를 반복 임신, 강제 출산시키는 불법 번식장의 수가 전국 도처에 널려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번식 공장에서 태어난 강아지는 전국 애견숍으로 매해 수십만마리 팔려나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지난 15일 SBS 'TV 동물농장'은 이 같이 비인도적인 '강아지 공장'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실태는 '개들의 지옥'을 방불케할만큼 참혹했습니다. 어미견들은 비위생적인 뜬장(배설물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바닥에서 띄워 설치한 철창) 안에 갇혀 끊임없는 임신, 출산을 반복하다 결국 처참하게 버려졌습니다. 번식업자는 불법 마약류를 사용해 어미 배를 갈라 새끼를 빼내기까지 했습니다. 강제 교배와 인공수정, 의사 면허 없이 제왕절개 수술을 감행해 돈을 버는 업자들의 악랄한 이면에 시청자는 경악했습니다. 동물농장 제작진이 6개월간 전국 곳곳의 불법 번식장을 잠입 취재했습니다.

후폭풍은 거셌습니다. 방송 이후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강아지 공장 철폐 서명운동에 30만명이 동참했습니다. 송혜교 윤계상 효린 등 유명 연예인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강아지 공장 철폐를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 서명 운동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동물단체 회원은 "방송에 나온 번식장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한해 애견숍에서 판매되는 수만 마리 강아지가 대부분 번식 공장에서 태어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수많은 불법과 동물 학대가 자행되고 있다"며 "강아지 공장 실태에 대해 그간 수차례 해결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자신의 책임 아닌 것처럼 대책을 세우지 않고, 신고된 업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정부에 전국 반려동물 번식장 전수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정부는 전국 반려동물 번식장의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많은 수의 무자격자가 개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불법 번식업자에 대한 벌금도 높일 것을 주문했습니다. 동물단체는 "현행 동물보호법상 번식업 미 신고자 벌금은 100만원에 불과하다"며 "합법 신고요건을 갖추지 않고도 불법 강아지 몇마리만 팔면 벌금을 번다"고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매년 약 25만마리의 강아지가 합법 애견 경매장을 통해 시중 애견숍에 팔려나가는 것으로 이들 동물단체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매주 약 5000마리 강아지가 경매를 통해 '불법 번식장' 꼬리표를 떼고 합법 판매된다는 주장입니다. 매달 전국적으로 8300마리의 유기견이 버려지고, 2만마리는 새로 경매장으로 통해 공급되는 셈입니다.

동물단체 측은 "불법 번식한 강아지를 경매장이 퍼나르고, 불법 번식장에서 지쳐 쓰러진 어미견 등은 다시 식용으로 팔려나간다"며 "반려동물 대량생산 및 매매 문제는 불법 도살과 개 식용 산업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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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기자, 연구=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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