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이름에 10시 출근…카카오뱅크 은행원들은

입력 2016-05-20 13:40   수정 2016-05-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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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잭슨, 어제 말한 그 파일 좀 보내줘.” “니콜라스, 상품 구조를 조금 수정하는 게 어때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사무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직원간 대화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 예비인가를 받은 뒤 최근 인력 구성을 마쳤습니다. 현재 상품 개발과 각종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올 하반기 본인가 신청을 하고 내년 초부터 정식 영업에 나설 예정입니다.

업권간 경계를 허물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은 핀테크(금융+기술) 확산과 함께 금융권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영업점을 기반으로 한 기존 은행 시스템에 익숙해진 은행원들에게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기회와 도전을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은행원들이 있습니다. 바로 한달 전 국민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이직한 은행원들입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입니다. 희망자 신청을 받아 20여명의 이직자를 선정했고, 한 달 전부터 경기도 판교 카카오 본사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공식 출범 이후에도 판교 본사에 남아있을 예정이고요. 국민은행 직원들이 카카오뱅크로 옮긴 직후에는 문화 충격이 꽤 컸다고 합니다. 가장 난색을 Η杉?건 영어 이름 부르기였다고 합니다.

카카오는 열린 소통과 수평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기 위해 직급 대신 영어 이름을 사용하고 있거든요. 카카오뱅크도 이런 문화를 따르고 있습니다. 어느 기업보다 참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인 데다 다양한 직종·직군에서 모인 직원들인 만큼 자유롭고 평등한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죠.

직급과 직책을 부르는 데 익숙한 은행원들은 존칭 없이 영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어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최고경영자(CEO)에게까지 말이죠. 다른 업종에 비해 보수성이 더 강한 금융권에서 영어 이름조차 없던 은행원들도 많았고요.

의상도 마찬가지였다네요. 카카오 전 임직원들은 캐주얼 복장으로 근무합니다. 후드 티셔츠에 청바지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카카오뱅크 한 관계자는 “이직 초반에는 카카오 직원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입고 다녀야 하는지를 물어봤다”며 “갖고 있는 옷이 모두 정장이라 캐주얼 복장을 위해 일부러 쇼핑을 했다”고 전하더라고요.

카카오에서 유일하게 정장을 입고 다니는 사람은 카카오페이를 이끌고 있는 류영준 핀테크 총괄 부사장이라고 합니다. 은행 등 금융회사와 회의와 공동 업무가 많기 때문에 드레스 코드를 맞추기 위해서랍니다.

출근 시간도 그렇다네요. 카카오뱅크 직원들의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거든요. 공식 출범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영업점처럼 문을 열고 닫아야 할 필요성이 없어서 라네요.

다행히 카카오뱅크로 옮긴 은행원들이 대부분 30대 초중반의 대리급이라 적응 속도는 빠른 편이라고 합니다. 肩린?기존 은행 문화와 확연히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의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어떤 모습의 금융상품이 나오게 될지 기대해봅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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