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남역 묻지마살인, 여혐 아닌 정신질환 범죄"

입력 2016-05-22 11:10  

경찰은 지난 17일 새벽 일어난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 살인사건을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 내렸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피의자 김모씨(34·구속)를 두 차례 심리면담해 종합분석한 결과 전형적 피해망상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묻지마 범죄 유형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3~2007년 "누군가 나를 욕하는 것이 들린다"고 호소하며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고, 2년 전부터는 "여성들이 자신을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으로 변화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 당시 김씨의 망상 증세가 심화한 상태였고 표면적인 동기가 없다는 점,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직접적 범죄 촉발 요인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사건을 묻지마 범죄 중 정신질환 유형에 해당한다고 봤다.

김씨가 화장실에 들어온 여성을 보자마자 바로 공격한 점으로 미뤄 범행 목적성에 비해 계획이 체계적이지 않아 전형적 정신질환 범죄의 특성을 보였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김씨를 면담한 서울청 프로파일러는 "혐오 범죄와 정신질환 범죄는 구분해 정의를 내려야 하는데 이 경우는 피해망상에 의한 정신질환 범죄"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7분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의 남녀공용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들어온 첫 여성인 A?23)를 살해했다.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김씨의 진술이 알려지면서 '여성혐오 범죄' 논란을 빚고 있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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