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 주택시장지수, 제조업지수, 물가상승률, 소매판매…. 다양한 경기지표가 주기적으로 발표된다. 많은 개인 투자자가 이처럼 쏟아지는 경기지표에 별 다른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지나쳐버린다. 하지만 주가지수만큼 각종 경기지표도 투자에서 중요한 변수다.
경기지표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것이 중요하고, 재테크 전략을 짜는 데 고려해야 하는지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 우선 GDP를 구성하는 항목부터 살펴보자. GDP는 민간소비, 정부구매, 투자, 순수출로 구성된다.
글로벌 경제를 이끌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GDP를 보면, 미국은 민간소비가 GDP의 70% 수준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투자 비중이 50%로 큰 편이다. 쉽게 말해 미국 경제의 큰 흐름을 읽으려면 소비 관련 지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비의 원천인 실업률 지표와 물가지수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면 미국 경제의 방향과 기준금리 인상 시기, 그리고 장기적인 주가지수 추이를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실업률은 5%였다. 목표치를 넘어선 완전 고용에 가까운 수준이다. 경기 회복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실업률 지표가 호전됐는데도 미국은 왜 기준금리 貫瓚?주저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면 실업률뿐 아니라 경기 회복을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인 소비자물가 상승도 뒤따라와야 한다. 근원물가지수는 지난 3월 말 1.6%로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 경기 지표를 제대로 보는 투자자라면 당장 미국 달러화 강세에 베팅하지 않을 수 있다. 근원물가지수가 목표치 수준에 도달했을 때 달러화 투자 상품을 사들이라는 의미다.
중국은 조금 다르다. 제조업 지표가 GDP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럴 때는 제조업 경기 지표를 중심으로 중국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나면 중국 경제와 주가의 장기적인 전망을 어둡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투자에 관심이 있으면 당분간 시장을 지켜보거나 제조업 지표의 방향성이 바뀌는 시기를 기다리는 게 좋다.
글로벌 경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모든 투자에 적용되는 명확한 정답을 찾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매일, 매주, 매월 범람하는 수많은 경기 지표 중에서 몇 가지 핵심 지표만 제대로 파악해도 투자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
정용수 < 국민은행 대구PB센터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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