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추진하는 조선업 특별 지원방안과 관련하여 지역 조선업계들도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사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23일 밝혔다.
부산시는 20일 김규옥 경제부시장 주재로 민관 합동 지원단 회의를 열고 부산상공회의소와 KOTRA, 한진중공업, 흥아해운 등 지역 상공계 관계자들과 함께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업과 해운업 위기극복을 위한 대책을 강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4일 부산시장 주재로 열린 지역 조선·해운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간담회’ 당시 건의된 정부 주도 선박 100척을 발주 등을 통한 선순환 구조 창출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이는 정부가 계획조선을 발주해 해운사에 저렴하게 용선해 해운업과 조선업의 상생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계획대로 발주가 이루어지면 위기에 처한 해운업과 조선업 뿐만 아니라 전·후방 연관산업인 철강산업과 비철금속, 화학, 조선기자재 산업에 이르기까지 연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정부 발주 → 해운업 → 조선업 → 철강산업 → 조선기자재 산업에 이르는 낙수효과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안정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부산시는 현재 해운·조선업 위기가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수주절벽으로 인한 일감 지원을 위해 정부주도 하에 향후 3년간 국비 17조7400억원과 민자 3조8900억원 등 총 21조6300억원 규모의 계획조선과 군함, 해경정, 노후 관공선, 연안여객선 등의 발주를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50억달러의 발주를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김규옥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정부주도로 진행할 대형선박 10척의 신조 지원액 12억달러 규모를 50억달러로 늘려야 숨넘어가는 조선·해운시장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며 “부산시만으로는 조선과 해운업 위기를 극복하기에 한계가 있으므로 구체적인 대 정부 설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후된 국내 연안여객선 63척을 2020년까지 국비와 민간자본 등 3조 7,800억원을 들여 교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선령이 20년 넘은 여객선이 42척으로 전체 연안여객선의 25%를 차지하는 등 노후 여객선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어 안전 확보를 위한 교체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 4월 해수부가 발표한 ‘연안여객선 현대화 계획’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외에도 군함과 해경정 등 조기 발주, 가스공사 등 공공기관의 LNG선 10척 발주, 노후관공선 93척 발주 등의 내용이 부산시 건의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은 “정부주도의 계획조선 추진은 전략적 선박·선종을 선택하되 선종별, 선형별 TF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경제부시장은 “현재의 수주절벽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소 2~4년을 버텨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정부주도의 함정, 관공선, 여객선 등 300여척 ?가까운 조기발주가 시행된다면 조선사와 해운사 모두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지역 최대 조선업체인 한진중공업의 정철상 상무는 “해군 함정과 해경정, 관공선, 여객선 등이 조기 발주되면 수주 가뭄에 목마른 지역 조선업체들에겐 그야말로 단비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부산시의 지원 노력과 실효적인 제안에 깊이 공감하며 지역기업을 위한 세심한 배려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국내 최다 함정건조 실적과 국내 최초의 여객선 건조 및 초쾌속 여객선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부산시가 건의할 조기발주 분야(노후관공선, 함정·해경정, 연안여객선, 공공기관, 계획조선)에 모두 참여가 가능하다.
부산 상공계 관계자는 “지난달 정부에서도 10척 규모(12억 달러)의 신조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으나, 국내 조선산업 실정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김 부시장은 “지역 주력산업인 해운업과 조선업은 전후방 산업효과 등을 감안할 때 고용 및 국가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경기 회복을 대비하여 이들 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서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건의된 사항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기관과 협력해 추진하고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경남·전남 지역 등과 함께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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