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영업사원 일하다 창업
숱한 실패로 한때 자금 거의 날려
곡물 추로스로 돌풍…해외진출
[ 고은빛 기자 ]
![](http://img.hankyung.com/photo/201605/2016052348881_AA.11724266.1.jpg)
추로스 프랜차이즈업체인 스트릿츄러스 소상우 대표(37·사진)는 창업에 나선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소년가장이던 그에게 가장 절실한 건 성공이었다. 화이자제약에서 영업맨으로 5년 동안 일했다.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창업을 했고 최근 미국에까지 진출했다.
소 대표는 지난주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미국 할리우드 돌비극장 근처에 소규모 점포를 열었다. 귀리와 콩 등 곡물을 넣은 한국식 추로스로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소 대표는 2014년 2월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첫 매장을 연 뒤 2014년 7월부터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직·가맹점포 75개를 운영하고 있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3년 화이자제약 조기은퇴제도로 퇴직금을 1억원 넘게 받아 그 길로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는 “미국을 여행하면서 잠깐 요가를 하다 명상을 하게 됐다”며 “‘서로 상(相), 도울 우(祐)’라는 이름의 뜻을 떠올리면서 사람들의 건강에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창업아이템으로 우엉차를 선택했지만, 영업 개시조차 못했다. 그는 “서울 홍익대 근처에 가게를 얻어 한복을 입고 우엉차를 볶을 준비를 했지만 알고 보니 불법 상가로 우엉차는 팔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뒤 경리단길로 옮겨 33㎡에서 착즙주스, 홍차, 밀크티 등을 팔았다. 그것도 실패했다.
또 도전했다. 맥주바를 열었다.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그는 “사람들이 맥주를 더 마셔야 돈을 버는 사업이라 항상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스트릿츄러스를 열기 전 퇴직금도 거의 바닥났다. 그는 “300만원이 없어서 울기도 했다”며 “추로스 기계도 돈을 빌려서 겨우 마련했고, 매장 간판도 천으로 대신했다”고 했다.
맥주 대신 와인을 끓인 뱅쇼를 직접 만들어 팔면서 사이드 메뉴로 냉동 추로스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는 “밀가루이다 보니 건강에는 좋지 않은 만큼 여러 곡물을 넣어 추로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매장은 하루에 2000명이나 줄을 섰고, 매출은 급속히 늘었다. 이후 사업을 확대해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그는 “전통 한국음식만 한류인 것은 아니다”고 했다.
소 대표는 “스트릿츄러스에도 한국인의 철학을 담았 ?rdquo;며 “하회탈 각도를 따서 로고를 제작했고, 3선은 삼강오륜이나 태극기 건(乾)의 의미를 담아 한국적인 정서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고은빛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