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자립하라"…돈 버는 스포츠단 '시동'

입력 2016-05-23 21:14  

4개 프로구단 제일기획이 맡아 정교한 마케팅·팬 관리로 수익


[ 김현석 기자 ]
삼성그룹은 2014~2015년에 삼성 라이온즈를 포함한 네 개 프로스포츠 구단(축구, 남녀 농구, 배구)을 제일기획으로 이관했다. 프로구단이 제대로 된 마케팅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그룹 내 여러 계열사 중 마케팅 광고 회사인 제일기획이 관리를 맡은 이유다.

2020~2021년에는 삼성 계열사들이 이들 구단과 스폰서 계약을 맺어 지원을 유지하지만, 이후에는 각 구단 스스로 돈을 벌어 운영하도록 한다는 게 삼성의 중장기 계획이다.

‘스포츠가 과거엔 기업홍보·사회공헌적 성격이 강했지만 앞으로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처럼 수준 높은 마케팅과 팬 관리를 통해 스스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삼성의 의중이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용주의 경영과 궤를 같이한다. 삼성은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첼시FC 후원을 2014년 중단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에선 올림픽 파트너 계약만 유지하고 있다.

삼성의 스포츠단은 작년부터 본격적인 개혁 작업에 뛰어들었다. 제일기획은 스포츠단 마케팅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국 유럽 등의 앞선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 블루윙스는 무료 티켓을 없애고 관객이 많지 않은 2층을 광고판으로 활용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 푸드트럭도 도입했다. ‘경쟁사 광고라도 수용할 수 있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6 시즌부터 국내 최초의 야구전용구장인 대구 경산 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개장했다. 또 구단 캐릭터로 ‘블레오패밀리’를 재창조했다.

1995년부터 21년간 활동해온 기존의 블레오를 리뉴얼했다. 매주 주말 블레오 패밀리가 펼치는 스토리 쇼 ‘블레오쇼’가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다. 또 구장 앞 광장에 팬들이 스스로 각종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라팍 열린 무대’를 만들어 팬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주고 있다.

경기 중에는 ‘생큐, 투데이’ 이벤트도 이어진다. 매일 축하하고 싶은 특별한 사연을 신청받아 선정하는 이벤트다. 토요일은 ‘프러포즈 투데이’로 정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러포즈하는 날로 꾸미고 있다. 경기를 마친 후 라팍 응원석을 열광의 파티장으로 만드는 ‘금토는 블루다’도 열리고 있다.

“재계 1위인 삼성이 보유한 스포츠단의 변신은 전체 스포츠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에 소속된 스포츠단은 그동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큰손으로 활동해왔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FA 선발보다는 2군, 3군 양성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선수를 조달하고 있다. 이는 유소년 스포츠단 등 전체 스포츠를 부흥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스포츠계의 시각이다. 팬을 상대로 한 구단 마케팅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팬들도 즐거워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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