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투자①] 크라우드펀딩, 생활 속으로…'맛집'부터 '걸그룹'까지

입력 2016-05-24 10:33  

이름도 낯선 '크라우드펀딩'이 투자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회사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매력에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크라우드펀딩이 주목받는다. 펀딩 대상도 카페·음식점 등 생활밀착형 기업부터 태양광·에너지 같은 전문 기업까지 다양하다. 투자업계에서는 저성장·저금리 상황과 맞물려 크라우드펀딩이 대체투자의 새 장을 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크라우드펀딩이 나가야 할 방향과 풀어야 할 숙제를 3편으로 나눠 짚어봤다. [편집자주]


[ 김근희/박상재 기자 ]


#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수제맥주집 '브롱스' 모란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가게 한쪽 벽면에는 인테리어 소품 대신 수십명의 이름이 빼곡히 새겨져있다. 브롱스 모란점 투자자들의 이름이다. 브롱스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연 금리 8.85%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1억원의 자금을 조달받았다.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펀딩은 시작한지 4분 만에 목표 금액을 채우고 마감됐다.

◆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크라우드펀딩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은 다수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종류에 따라 후원형, 기부형, 대출형, 증권형으로 나뉜다.

그동안 크라우드펀딩은 주로 벤처기업이나 신생기업을 위주로 이뤄졌다. 최근에는 레스토랑, 카페 등 소상공인부터 엔터테인먼트 기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P2P(개인 대 개인) 대출 업체인 8퍼센트는 지난달 7일 브런치 카페 '서래마을 더페이지'에 1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더 페이지는 연금리 7.65%, 대출 기간 18개월(원리금 균등상환)의 상품을 내놨다. 207명의 투자자들이 몰리며 모집금액을 달성했다.

8퍼센트는 이외에도 수제 맥주 프랜차이즈 브롱스와 더부스, 이태리 국시 등 요식업체 등과 손잡고 자금을 모았다.

요식업체들이 크라우드펀딩에 적극 나서는 것은 자금 조달뿐 아니라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서다. 특히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들은 대부분 20~30대로 음식점의 주요 타깃층과 겹친다.

8퍼센트의 경우 총 투자자 7520명 중 30대와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8%와 33%에 이른다.

8퍼센트 관계자는 "금리 조건 외에도 추가적으로 주어지는 사은품이나 관심사에 따라 투자자들의 성향이 달라진다"며 "더페이지 대출의 브런치 식사권 덕분에 여성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가수들의 앨범 제작, 영화, 책 등 문화 산업에도 크라우드펀딩이 몰리고 있다.

한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인 메이크스타는 올 2월 스텔라 미니앨범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펀딩 시작 후 3일 만에 목표금액 1000만원을 달성했다. 두 달간의 모금 기간 동안 총 4218만원이 모였다.

메이크스타 관계자는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앨범에 함께 참여를 했다는 의미가 크다"며 "새로운 팬덤 형성과 홍보효과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이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태양광 업체, 한방병원, 영화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는 업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확산…석달 새 46억 몰려



기존 후원형과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외에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1월25일부터 정식으로 도입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투자한 대가로 회사의 주식, 채권 등을 받고, 그 회사가 수익을 내면 그만큼의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에 약 46억9900만원이 몰렸다. 펀딩 성공률은 58.2%에 달한다.

발행 규모도 지난 2월 1억1800만원을 기록한 뒤 3월 11억8600만원, 지난달 32억1900만원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은 중개 업체는 IBK투자증권과 오픈트레이드, 위크라우드, 오마이컴퍼니, 와디즈, 인크, 유캔스타드 등 8 곳이다.

이 중(웰스펀딩 제외) 오픈트레이드는 약 석달간 22억1900만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성공률로는 와디즈(68.4%)가 1위에 올랐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시장은 성장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들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진투자증권과 키움증권, KTB투자증권은 금융 당국에 중개 업체 등록 신청을 끝마친 상태다.

이밖에 HMC투자증권과 SK증권도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증권은 와디즈 등과 제휴를 맺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근희/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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