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관심 갖고 준비하게 해야
비로소 통일은 나의 미래가 되는 것
이금순 < 통일교육원장 >
정부는 청소년들이 통일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통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매년 5월 넷째 주를 통일교육주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4회째다. 연중 상시적으로 각급 학교와 사회기관을 통해 통일 교육을 하고 있지만 특별히 통일교육주간을 정해 통일에 대한 관심을 북돋우려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가 사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을 때는 통일의 당위성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관점에서 통일 교육의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분단이 장기화하면서 적잖은 청소년들이 ‘통일을 꼭 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부터 통일 교육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이산가족들이 더 이상 헤어지지 않기 위해’, ‘전쟁 위험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 ‘민족의 번영을 위해’ 등의 많은 遊嶽?나올 수 있다. 모두 올바른 답변이다.
그러나 통일을 해야 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 청소년들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통일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나’의 미래와 직결된 것임을 아이들이 깨달을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좀 더 쉽다. 청소년들은 통일에 대해 스스로 상상해 볼 것이고 또 어떻게 하면 자신이 통일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도 고민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질문을 예로 들어보자. 청소년들은 ‘통일을 하면 뭐가 좋은지’ 묻는다. 우리 사회가 경제 중심으로 흘러가다 보니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도 돈으로 그 가치를 따지려고 한다. 많은 학자와 연구기관이 통일에 드는 비용과 편익을 추산해 발표해 왔다. 말 그대로 추정치인지라 비용이든 편익이든 제각각이지만 통일을 함으로써 얻는 편익이 분단 상황을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 대해서는 연구결과가 대체로 일치한다. 그러니 통일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따져야 한다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통일 비용 및 편익의 정확하고 자세한 수치와 재원 조달 방안은 차후 일이다.
통일교육주간이 주목하는 것이 이 지점이다. 무엇보다 우리 청소년들이 통일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꿈꾸게 하는 것, 그래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통일을 배우고 느끼고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대책 없는 통일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통일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
청소년들은 통일교육주간을 통해 통일 미래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전국 초·중·고에서는 통일을 주제로 한 계기수업이 열린다. 청소년들은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리는 ‘통일상상놀이터’에서 통일 체험을 할 수도 있고 대학생들은 통일 한국의 국무위원이 돼 국정을 논의할 수도 있다. 전국 지역 통일관에서도 통일 교육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통일 교육은 지식과 정보 전달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다.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스스로 통일을 꿈꾸게 된다. 그렇게 일상에서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준비해 나갈 때야 비로소 통일은 ‘신나고 즐거운 나의 미래’가 된다. 이것이 가장 필요하고도 중요한 통일 준비이며 통일 교육의 출발점이다.
이금순 < 통일교육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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