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에서 자원개발까지…일본, 인프라 수출에 2000억달러 쏜다

입력 2016-05-24 17:41  

아프리카·남미로 수주 확대

영향력 커지는 중국 견제도



[ 도쿄=서정환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고속철도, 항만 건설 등 해외 인프라사업 수주 확대에 당초 계획보다 약 두 배 늘린 20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해외 인프라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글로벌 인프라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다.

24일 일본 총리실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3일 ‘경협인프라전략회의’에서 인프라 수출 자금 지원 지역과 대상을 늘려 내년부터 5년간 최대 2000억달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의 지원 목표치 1100억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신흥국이 인프라 개발에 일본 차관 등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쓰도록 지원하면서 일본 기업의 수주를 돕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아시아 위주에서 아프리카 남미 등으로 인프라 수주지역도 넓히기로 했다. 고속철도와 발전소 건설, 항만개발사업 수주를 넘어 석유·가스 등 자원 개발과 병원 건설 등 다양한 분야로 투자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엔 차관을 제공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현행 5년 정도에서 1년6개월로 崙?단축하기로 했다. 아프리카에는 달러화보다 수요가 많은 유로화로 자금을 빌려주기로 했다.

일본의 해외 인프라사업 수주는 2010년 10조엔에서 지난해 19조엔으로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30조엔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과 투자협정을 맺는 국가와 지역 수를 현재(42개국)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아베 총리가 인프라 수출에 집중하는 것은 내수시장 위축을 극복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무기로 일본이 주도해온 해외 인프라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지난해 일본은 뒤늦게 수주전에 뛰어든 중국에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건설사업을 빼앗겼다. 이후 가격보다는 인프라 안전성과 환경보호, 유지·보수비 등 중국보다 경쟁력이 높은 질적인 면을 강조하며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26~27일 일본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질의 인프라 수출확대 이니셔티브(계획)’를 발표할 예정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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