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법정관리 가는 STX조선…채권단, 25일 실무진 회의…1~2주내 결정

입력 2016-05-24 22:03  

삼일회계법인 실사 마무리
농협 "조기 법정관리 반대"



[ 이태명/김일규 기자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STX조선해양 채권금융회사들은 25일 채권단 회의를 열어 STX조선 처리 방안을 논의한다. 회의에선 STX조선해양을 언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넣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해양 채권금융회사들은 25일 채권단 실무회의를 열어 삼일회계법인의 STX조선에 대한 실사 결과를 토대로 구조조정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채권단이 STX조선에 신규 자금을 지원한 올해 초부터 경영 현황 전반에 걸쳐 실사를 벌였다. 최종 보고서는 곧 채권단에 제출될 예정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5일 채권단 회의는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초안에 대한 각 채권금융회사 의견을 듣는 자리”라며 “법정관리에 넣을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추가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TX조선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2013년 4월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이후 채권단은 STX조선 정상화를 위해 4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STX조선은 회생은커녕 또다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채권단은 곳곳에서 제기된 법정관리 필요성을 뒤로하고, 대출채권 금리를 낮추고 신규자금 45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STX조선은 추가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2017년까지 경남 고성조선소를 분리 매각하고, 경남 진해 본사의 선대(선박건조장)를 5개에서 2개로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다. 지난해 말 기준 2730명이던 인력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2129명까지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도 STX조선의 경영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수주절벽’ 탓에 올해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회의에선 법정관리 시점을 언제로 할지가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STX조선에 대한 채권단 여신(대출 및 지급보증)은 5조3000여억원이다. 산업은행 3조원, 수출입은행 1조3500억원, 농협은행 7700억원 등이다. 채권단 여신 중 선수금환급보증(RG)은 1조2000억원가량이다.

농협은행 측은 “채권단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며 “당장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법정관리 시점을 늦춰 건조 중인 선박을 최대한 내보내야 선수금 환급(RG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STX조선이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은 55척으로, 이 중 20척을 올해 인도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정관리로 가면 RG콜에 따른 손실 부담 외에 진해와 고성 조선소 처리방법 등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1~2주 정도 더 논의한 뒤 법정관리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김일규 기?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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