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 "베조스와는 무관…대선후보 검증은 언론의 본분"

입력 2016-05-25 18:03  

'트럼프와의 전쟁' 총대 멘 마틴 배런

영화 '스포트라이트' 실제 주인공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대통령선거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당연한 것이다. 트럼프에 대해서도 샅샅이 파헤치겠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마틴 배런 편집국장(62·사진)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미주대륙 언론자유’ 세미나 참석 후 기자와 만나 ‘WP가 미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 예정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CNBC)는 언론 보도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선출직에 나간 후보를 검증하는 것은 언론의 본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WP는 트럼프의 여성 편력과 개인 사업, 가족사 등을 파헤치는 기사 등을 연달아 게재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WP가 제프 베조스의 지시로 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조스는 2013년 2억5000만달러(약 2950억원)에 WP를 인수한 오너다.

배런 국장은 “공개된 것처럼 WP 내에는 20여명의 트럼프 검증팀이 운영되고 있지만 사주인 베조스에게서 어떤 지시나 명령을 받고 있지 않다”며 “2007년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출마했을 때 그를 집중 검증한 것처럼 트럼프도 검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시작했으면 철저하게 검증해야 하는 게 언론의 사명”이라며 “검증팀이 중간중간 결과물을 기사로 낼 것이고, 11월 대선 이전에 책이 발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54년 플로리다 마이애미 출생인 배런 국장은 플로리다헤럴드, LA타임스, 뉴욕타임스를 거쳐 2000년부터 편집국장으로 마이애미헤럴드, 보스턴글로브 등에서 일했다. 2002년 보스턴글로브 편집국장 시절엔 현지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의혹을 파헤친 탐사기사로 보스턴에서만 247명의 신부를 기소하고 전 세계로 사제 자정 운동을 확산시키는 성과를 냈다. 당시 취재 상황을 담은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을 휩쓸었다. 배런 국장은 2013년 WP로 옮긴 뒤에도 경찰 총격 사망자 전수조사 등 대형 탐사보도를 통해 회사에 매년 퓰리처상을 안기고 있다. 유대인 출신으로 독신인 배런 국장은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일벌레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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