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1880~1936)가 죽음을 며칠 앞두고 중국 뤼순(여순) 감옥에서 친구에게 쓴 편지의 일부다. 독립운동가이자 역사가, 사상가, 언론인, 교육자였던 단재는 개인이든 국가든 오직 읽기(교육)를 통해서만 자강(自强:스스로 강해짐)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융합적 사고가 요구되는 21세기는 더더욱 독서로 지식을 넓히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치가, 사상가, 경영인의 위대함은 모두 책 위에 세워졌다. 소학교(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자동차·건설·금융 등 거대한 현대그룹을 일군 고(故) 정주영 현대 회장은 신문읽기와 독서로 세상을 보는 통찰과 기업 경영 노하우를 터득했다. “나는 신문대학을 나왔다”는 그의 말은 읽기의 중요성을 한마디로 압축한다. 삼성그룹을 창업한 고 이병철 회장은 자서전에서 “가장 감명을 받은 책 혹은 좌우에 두는 책을 들라면 서슴지 않고 《논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라는 인간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바로 《논어》다”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는 누구나 아는 ‘독서광’이다. 그는 오늘날 자신을 만든 것은 ‘어린 시절의 동네 도서관’이라고 했다. 동양 사상의 거두(巨頭) 공자의 깊고 넓은 앎도 ‘책 읽기’가 토대다. 읽고 또 읽어 책을 엮은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위편삼절(韋編三絶)’도 공자가 유래다.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전형 비중이 커지면서 독서는 더 중요해졌다. 고 1, 2학년은 매달 두세 권의 책을 읽어 학생부 독서활동란에 기입하는 게 거의 필수다. 독서는 대입의 또 다른 관문인 면접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 면접은 사고의 폭과 깊이를 테스트한다. 그런 점에서 독서는 진로를 밝혀주는 안내자, 대학문을 열어주는 열쇠다. 물론 독서가 대입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책으로 더 넓은 세상을 본다. 뉴턴은 “내가 멀리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책은 ‘거인의 어깨’다. 그 위에 올라서면 더 넓은 세상,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독서는 습관이다. 학창 시절 몸에 밴 독서 습관은 성인이 돼서도 대부분 그대로 유지된다. 4, 5면에서 독서 요령과 고교 시절 필독서 등을 상세히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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