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신한은행 자산비율 조정
수익률 끌어올리기 안간힘
[ 이현일 기자 ] 은행들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첫 수익률 공시를 앞두고 고심하고 있다. ISA는 예·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운용하는 상품으로, 가입자가 직접 투자상품을 선택하는 신탁형과 금융회사가 알아서 자산을 굴려주는 일임형이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ISA 수익률 공시 기준의 윤곽이 드러나자 은행 간 수익률 끌어올리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임형 ISA 상품에 대해 증권사는 6월, 은행은 7월에 수수료와 수익률 비교공시가 시작된다. 이후 계좌이동도 가능해진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수익률 제고를 위해 투자자산 비율을 조정(자산 리밸런싱)했다. 지난달 11일 자산 운용을 시작한 뒤 한 달도 안 된 시점이다. 기업은행이 최근 일임형 ISA 상품의 모델포트폴리오(투자상품 구성)를 변경한 것도 수익률 공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포트폴리오 변경을 위해선 금융감독원 인가를 받아야 한다. 하나·외환은행 전산 통합 문제로 상품을 출시하지 못한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국민·우리·농협은행 등도 수익률을 올리기 ㎸?방법을 찾고 있다.
은행권에서 포트폴리오가 비슷한데 단기간 운용에 따른 수수료 및 수익률 비교공시가 필요하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입기간이 최소 5년임을 고려하면 초기 3개월 수익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단기간 수익률 줄세우기 때문에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익률이 하락하자 연 5~7% 고금리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일임형 ISA에 투입하는 등 증권업계의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이 은행권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수익률 공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가입한 ISA 계좌 중 예치금 1만원 이하 ‘깡통계좌’가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한다”며 “수익률이 공개되면 금융소비자가 일임형 ISA 선택에 참고할 수 있어 진성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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