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명칭사용료·배당금 급감 우려…농협중앙회도 부담 떠안나

지난해 5300억 지원 받아


[ 이현일 기자 ] 농협은행의 건전성 위기는 농협금융지주, 나아가 농협중앙회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배경에는 농협의 독특한 조직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농협은 크게 농협중앙회-경제지주와 금융지주 등 계열사-전국 1132개 단위농협으로 구성돼 있다. 농협중앙회는 경제지주와 금융지주에서 명칭사용료, 배당금 등을 받아 중앙회 운영경비와 단위농협 지원금으로 쓴다.

또 중앙회는 외부 차입을 통해 전국 단위농협에 무이자로 연간 12조원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차입금 이자는 계열사에서 받는 명칭사용료와 배당금으로 충당한다.

지난해 농협중앙회가 계열사 및 관계사에서 받은 명칭사용료는 4500억원 남짓으로, 이 가운데 80%가량인 3526억원을 농협금융지주가 부담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 1800억원을 농협중앙회에 배당했다. 농협금융지주가 낸 명칭사용료와 배당금 대부분은 농협은행에서 조달한 금액이다.

농협은행이 부실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 농협금융지주를 통해 농협중앙회에 들어가는 명칭사용료와 배당금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농협은행의 건전성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농협중앙회에 내?명칭사용료, 배당금을 줄이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명칭사용료와 배당금이 끊기면 농협중앙회 경영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며 “농협중앙회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전국 단위농협도 경영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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