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억제효과 6700만t
"2020년까지 1500만대 판매"
[ 강현우 기자 ]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차 글로벌 누적 판매가 지난 4월 말 기준 900만대를 돌파했다. 2012년 5월 400만대 달성 이후 3년2개월 만인 지난해 7월 말 800만대를 넘어섰다. 이후 9개월 만에 100만대를 추가했다. 도요타는 최근 1년간 4세대 프리우스, RAV4 하이브리드 등을 추가해 90여개국에서 33종의 하이브리드, 1종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팔고 있다.
도요타에 따르면 900만대의 하이브리드차가 같은 규모의 가솔린차에 비해 적게 쓴 휘발유는 2500만kL에 이르며, 온실가스 배출 억제 효과(가솔린 차량 900만대에 비해 적게 배출한 온실가스)는 6700만t에 달한다.
1997년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출시
도요타는 1997년 12월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를 선보였다. 프리우스는 라틴어로 ‘앞서가는’이라는 뜻이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나선 것은 1993년께였다. 당시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해야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니었다.
도요타 경영진은 선행개발 부서에 ‘21세기가 원하는 자동차’를 개발하라는 미션을 안겼다. 1993년 9월 ‘G21’이라는 프로젝트팀이 꾸려졌다. 지구를 의미하는 글로브(globe)의 g에 21세기를 붙인 이름이다. 10여명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차세대 양산차 연구에 들어갔다.
당시 프로젝트팀에 참여한 오기소 사토시 애드빅스(도요타의 부품 자회사) 대표는 “시장을 예상하고 개발하는 일반 차량과 달리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자동차는 너무 막연해 팀원들은 ‘기술을 중심으로 제안서를 작성하자’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G21팀은 넉넉한 실내에 L당 20㎞를 갈 수 있는 자동차를 제시했고 회사는 그 보고를 받아들였다. 1994년 2월 2기 G21팀이 결성됐다. 2기 G21팀은 1L로 28㎞를 갈 수 있는 차량을 개발하라는 미션을 받아들었다.
결론은 하이브리드였다. 당시까지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개념은 있었지만 배터리와 모터 성능은 떨어졌고 원가도 비쌌다. 그러나 G21팀은 “기왕 21세기를 대비하는 차라면 아예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엔진·모터의 시너지가 핵심
하이브리드의 사전적 정의는 ‘혼혈’ 또는 ‘잡종’이다. 자동차에서 하이브리드는 가솔린·디젤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은 두 가지 동력원의 강점을 조합한 시너지 효과다. 전기모터는 전기가 공급되는 순간부터 최대의 힘을 내지만 속도가 올라갈수록 힘이 떨어진다. 반대로 엔진은 회전수가 일정 수준 올라가야 최대 출력을 낸다.
당시 가솔린 엔진은 연료가 갖고 있는 에너지의 20%가량만 구동력으로 전환했다. 디젤 엔진은 37%로 더 높았지만 배출가스 문제가 있어 21세기 차로는 맞지 않는다는 게 도요타 연구진의 판단이었다. 효율에서는 전력을 힘으로 변환할 때 발생하는 열이 적은 전기모터가 우위였다. 그러나 배터리와 모터가 무겁다는 단점이 있었다.
도요타 연구진은 엔진과 모터의 힘을 최적으로 조합할 수 있는 시스템 연구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리고 엔진과 두 개의 모터를 조합하는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THS)’을 개발했다.
첫 번째 모터는 엔진에 힘을 보태고 감속할 때는 발전기로 변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또 하나의 전기모터는 엔진의 힘을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동시에 엔진을 처음 구동할 때 도와주는 스타터와 회전력을 조절하는 변속기 역할도 한다. 세 동력원 사이에는 동력을 배분하는 동력분할기구를 설치했다.
이렇게 개발된 프리우스의 초기 판매는 더뎠다. 1997년 출시 이후 100만대 판매(2008년)까지 11년이 걸렸다. 그러나 2010년 200만대, 2013년 300만대로 속도가 붙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10월 ‘도요타 환경 챌린지 2050’을 발표했다. 자동차가 지구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요인을 최대한 ‘0’에 가깝게 하겠다는 목표다. 새로운 하이브리드차를 추가해 2020년까지 연 150만대, 누적 1500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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