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투자·ELS헤지 등 영향
[ 이유정 기자 ] 증권업계가 올해 1분기 파생상품 운용에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올 1분기 56개 증권사의 전체 당기순이익이 6067억원으로 전년 동기(9756억원)에 비해 37.8% 감소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전 분기(3056억원)에 비해선 98.5% 증가했다. 자기매매이익 가운데 채권매매 수익이 급증한 게 전분기 대비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파생상품 분야에선 8304억원의 손실을 냈다. 3927억원의 이익을 낸 전 분기에 비해 1조2231억원 급감했다. 증권업계는 연초 중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세계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한 가운데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조달한 자금을 파생상품으로 헤지하는 과정에서 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사가 자기돈으로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본 것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 올해 1분기 9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한화투자증권은 약 1000억원의 파생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등 해외지수연계 ELS에 대한 자체 헤지 비중을 늘리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헤지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파생손실이 많이 발생해도 채권과 주식에 대한 헤지에서 이익을 올리면 전체적으로 순이익이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선물업계(6개사)는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보다 34.4% 감소한 18억9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한윤규 금융투자국장은 “국내 경기 침체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잠재적 위험 요인 때문에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건전성비율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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