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家) 대표 행사 '호암상', 이재용 스타일로 탈바꿈

입력 2016-06-01 17:09  

관례적인 신라호텔 만찬행사 생략...음악회로 대체




[ 이진욱 기자 ] 삼성그룹의 대표적 행사인 호암상 시상식이 이재용 부회장 스타일로 탈바꿈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일 '한국판 노벨상'으로 평가받는 호암상 시상식에 그룹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올해 26회째를 맞은 호암상은 이 부회장의 할아버지이자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양성 및 사회공헌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호암상 시상식은 이 부회장이 2년 연속 주관하면서 지금까지의 형식에서 벗어난 이재용 스타일로 변모했다.

이번 행사는 관례적으로 진행한 신라호텔 수상자 만찬이 없어지고, 수상자와 임직원 약 900명이 참석하는 개방형 음악회가 용인에서 열린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음악회에는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씨가 피아노 독주를 선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색깔이 이번 행사에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중시하는 ‘실용주의’가 삼성 최대 행사인 호암상 시상식에도 반영됐다는 것.

이날 행사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최?이 부회장이 주력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과감히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최근 자구안을 제출한 삼성중공업 지원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재계 안팎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별다른 발언없이 오후 3시 시상식 시작 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 행사장에 입장했다. 취재진이 몰린 호암아트홀 로비를 피해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로비로 들어올 경우 이목을 집중시켜 정작 주인공인 수상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해 '조용한 입장'을 선택했다는게 삼성그룹 측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수상자를 격려했을 뿐 직접 시상이나 별도의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도 준비된 비상구를 통해 신속히 빠져나갔다. 어머니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은 모두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올해 호암상 수상자는 △과학상 김명식 박사(54·英 임피리얼 칼리지런던 교수), △공학상 오준호 박사(62·카이스트 교수), △의학상 래리곽 박사(57·美 시티오브호프병원 교수), △예술상 황동규(58·시인, 서울대 명예교수), △사회봉사상 김현수, 조순실(61, 59·들꽃청소년세상 공동대표) 등 5명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정관계, 법조계, 학계, 재계, 금융계, 언론계, 문화체육계, 사회복지계, 외교사절 등 550여명이 참석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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