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중국 저가공세에 고급 브랜드로 차별화…미국·유럽서 다시 '질주'

입력 2016-06-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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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9737억…미국 테슬라 '모델3' 납품도 호재
증권사 최고 목표주가 7만원
고무값 상승에 원가 부담 커져…배당수익률 1%도 안돼



[ 윤정현 기자 ] 중국산 타이어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던 타이어업종 대장주 한국타이어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8월 최근 5년래 최저가(3만7250원)를 찍은 뒤 ‘V자’로 반등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제품 경쟁력을 올 1분기 실적으로 증명했다. 전기자동차 제조회사 테슬라와의 공급 계약 등 호재성 소식도 전해졌다.


○선진국에서 먹힌 고급 브랜드 전략

최근 1년 사이 한국타이어(2일 종가 5만1100원)는 18.01% 올랐다. 지난달부터 5만원 초반에서 숨을 고르고 있지만 지난해 바닥을 친 뒤 주가가 37.18% 뛰었다. 올 들어 외국인(105억원)과 기관(357억원)이 동시에 사들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8월부터 5년간 중국산 타이어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 한국타이어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에서도 2007년 헝가리에 공장을 세우고 지난해 3차 증설까지 마무리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헝가리 공장 가동 이전 4% 남짓이던 유럽시장 점유율은 현재 10%에 이른다.

지난 1분기에도 국내(-6.6%)와 중국(-3.8%)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 줄었지만 북미(31.9%)와 유럽(13.5%)에서는 크게 늘었다. 박현민 한국타이어 전략기획팀 상무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상품 경쟁력 강화, 유통 다변화 등 저가 브랜드와의 차별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이를 기반으로 1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23.6% 많은 25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1조6260억원)도 9.4% 늘었다. 이 회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737억원이다. 전년(8850억원)보다 10.02% 많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 중국 및 러시아산 타이어 수입 증가로 평균판매가격(ASP) 하향 압력은 지속되겠지만 북미를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교체용 타이어(RE) 수요는 탄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부터 연산 1100만개 규모의 미국 테네시 신공장 가동이 예정된 가운데 테슬라 전기차 ‘모델3’의 타이어 납품업체로 선정됐다는 소식도 주가에 힘을 보탰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공장의 가동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전기차 타이어는 소음, 구동력 측면에서 일반 타이어보다 성능이 높아야 해 제품 단가도 25~30% 높다”고 말했다.

○원재료값, 환율은 변수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제시한 최고 목표주가는 7만원이다. 지난달에만 미래에셋대우 현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올 1분기 낮았던 원재료 가격의 상승세가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천연고무와 합성고무는 타이어 원재료가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지난 4월 천연고무 가격은 1분기보다 20%가량 올랐고 합성고무도 유가가 뛰면서 상승하는 추세다. 신재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무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하반기 원가 부담 증가의 요인이 되고 원화가 강세로 전환하면 매출 증가 및 수익성 개선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극적인 배당도 투자자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한국타이어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주당 배당금 400원을 유지했다. 배당성향은 10%에 못 미치고 배당수익률은 1%가 채 안 된다. 박 상무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먼저 확보한 뒤 배당하는 것이 주주들에게도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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