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조직적 증거인멸 포착

입력 2016-06-03 16:38  

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에 연루된 업체가 조직적으로 로비 의혹 관련 단서를 없앤 정황을 포착했다.

해당 업체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아들 장모씨가 사실상 운영하는 회사로, 검찰은 증거인멸 과정에 신 이사장 측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전날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함께 압수수색한 B사에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을 잡고 이 회사 전산실장 A씨를 소환 조사했다.

B사는 압수수색에 대비해 메일 서버를 교체하고 임원들의 컴퓨터를 포맷한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과 관련된 자료들은 대부분 삭제됐다.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서류도 대대적으로 파기하는 등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이뤄졌다고 검찰은 전했다.

증거인멸은 정 대표와 함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브로커 한모씨가 검찰에 체포된 지난달 3일 이후부터 발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에 불려 나온 B사 전산실장 A씨는 "지난달 중순쯤에 사장님의 지시를 받고 자료를 파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의 '윗선'에 해당하는 B사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 조사하고 있다.

A씨가 '사장님'이라고 부른 B사 대표 이모씨 등도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B사를 사실상 운영하는 신 이사장과 아들 장모씨가 증거인멸의 배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조사를 마치는대로 소환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 대표 측이 롯데면세점에 자사 매장을 입점시키기 위해 2012년부터 지난해 사이 신 이사장을 비롯한 롯데쪽 관계자들에게 10억∼20억원대의 금품을 건넨 단서를 포착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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