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공지능 '알파카' 가속페달 밟는다

입력 2016-06-03 17:37  

AI 전쟁 뛰어든 일본 자동차업계

인공지능은 자율주행 핵심기술
로봇회사 인수·연구소 설립 활발
도요타·혼다 등 인재 확보 총력



[ 도쿄=서정환 기자 ] 도요타자동차, 혼다, 닛산자동차 등 일본 3대 자동차 회사가 자율주행차 개발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일본 도쿄 등에 개발 거점을 마련하고 과감한 기업 인수합병(M&A)에도 나서고 있다.


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혼다는 AI 연구 거점인 ‘혼다혁신연구소’를 오는 9월 도쿄 아카사카에 설립한다. AI 관련 인재 영입이 쉽도록 도쿄 도심에 거점을 두고, 해외 연구기관이나 벤처기업 등과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혼다기술연구소 산하지만 일본과 해외에서 연구원, 기술자를 자체 채용할 방침이다. 혼다는 2020년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도요타는 미국 구글과 로봇회사 두 곳을 인수하기 위한 최종 협상을 하고 있다. 신성장산업으로 떠오른 생활지원 로봇 기술을 자율주행차 등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로봇에 들어가는 AI를 비롯한 소프트웨어는 자율주행과 안전지원 시스템에서도 핵심 기술로 꼽힌다. 도요타는 2개사 인수를 통해 300명가량의 전문가도 확보한다. 이번 인수 추진에 대해 시장에서는 인재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인재영입용 인수(acqui-hire)’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올해 도요타는 5년 만에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AI 등 연구개발비로 사상 최대인 1조800억엔을 쏟아붓기로 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개발 자회사인 ‘도요타리서치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향후 5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과 로봇 실용화 등 30개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일본 내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닛산자동차도 약 1000억엔을 첨단기술 연구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자금은 계열사 칼소닉칸세이 보유지분(41%) 전량을 매각해 조달한다.

미국 등 벤처기업과의 제휴 및 벤처펀드 출자도 추진 중이다. 닛산은 2020년까지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 10개 이상 차종을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이미 AI 기술에서 앞서 있는 정보기술(IT)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도요타는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닷컴 등과 제휴 중이고, 닛산자동차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았다.

업계가 공동으로 AI 인재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도요타와 일본 최대 동영상 사이트 운영업체 드왕고 등 8개사는 공동으로 AI 기술자를 육성하기 위해 도쿄대에 기부 강좌를 개설하기로 했다. 총 9억엔을 기부해 연간 약 150명을 육성한다. 인재에 대한 우선 채용조건이 붙은 것은 아니지만 업계 전체적으로 AI 인재 육성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일본 싱크탱크인 EY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AI 시장 규모는 2030년 86조엔으로 전년보다 23배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자율주행차 등 운송 관련 AI 분야가 30조엔을 차지한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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