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목적·전략 다 틀렸다"…정부에 쓴소리 쏟아낸 윤증현

한은 조찬포럼 강연

조선·해운 등 공급과잉 해결 부총리가 조정해야 하는데
불쌍한 금융위원장이 맡아…한은도 적극적 역할 필요


[ 김유미 기자 ]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목적과 전략 모두 틀렸다”고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한국은행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3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한은 2016 2차 조찬포럼’에서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공짜 점심은 없다’를 주제로 강연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목적도 중요하지만 전략과 전술도 중요한데 현 상황은 목적도 불분명할 뿐 아니라 전략 전술도 틀렸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과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의 경쟁상황 등을 고려해 공급 과잉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주무부처가 밑그림을 짜고 부총리가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역할을 엉뚱하게 불쌍한 금융위원장이 맡고 있는데 금융위원장이 산업재편을 어떻게 하느냐, 순서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한은 역할에 대해 ‘원칙의 고수와 상황의 수용’을 강조했다. 그는 “고용이나 성장에 이르기까지 중앙은행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로 나오는 외국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며 “한은이 주위 상황을 소극적·방어적으로 수용할 것인지, 적극적·공격적으로 해서 새로운 외연을 확장시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나은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과거 한은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때마다 비판적으로 바라봤던 윤 전 장관은 이날 “한은이 전 기재부 장관을 초청한 것은 역사적 사건이며 이주열 한은 총재의 결단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그가 한은을 찾은 것은 2009년 2월 이성태 당시 한은 총재와 조찬 회동을 한 지 7년여 만이다. 이날 조찬 강연은 한 달여 전 이 총재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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