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등 여권 잠룡들 '몸풀기' 나섰는데…오세훈 "적어도 석 달은 자숙"

입력 2016-06-03 18:55  

오세훈, 외부 공개활동 자제
7월중순 돼야 본격행보 나설 듯

김무성 "다시 시작" 잇단 발언
남경필·유승민도 등판 채비



[ 홍영식 기자 ] 대선 출마를 시사하며 정치권을 들썩이게 한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한국을 떠나자 여권의 대선주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무소속 의원이 활동을 재개했다.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도 등판 채비를 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5월31일 서울 지역 재선 이상 의원들과 만찬을 하면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한 데 이어 지난 2일엔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유 의원도 반 총장이 UN으로 복귀한 지 하루 만에 강연 정치에 나섰다.

주목되는 것은 여권 내에서 꾸준히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 수위를 달리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언제 움직이느냐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는 총선 패배(서울 종로)로 존재감이 떨어진 오 전 시장을 다시 부각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냈다.

새누리당 내에선 70대의 반 총장과 김황식 전 총리, 60대의 김 전 대표, 50대에선 남 지사·원 지사뿐만 아니라 오 전 시장을 일찌감치 등장시켜 흥행몰이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칼국수 집에서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인 남 지사, 원 지사, 오 전 시장과 만찬을 함께하며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4월 총선에서 떨어졌다. (대선주자로) 나서기에는 이르다”며 “적어도 3개월가량은 자숙기간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대선주자로) 본격 나서야 한다고 하고, 대선 준비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지역구에서 떨어진 상황에서 당장 대선 활동에 나서면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 좋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총선 패배 뒤 지역구 행사에는 참석하고 있지만 외부 공개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자숙기간으로 3개월을 언급한 만큼 이르면 7월 중순부터는 대선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총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을 제외하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에 이어 전체 대선주자 지지율 3위, 여권 내에선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그를 움직이게 하는 요인이다.

오 전 시장은 총선 패배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힘들지 않고, 슬프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이 길이 끝난 것은 아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생각, 새로운 마음으로 떠나는 새로운 길,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뛸 준비를 한다”고 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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