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낙관론에 '찬물'
예상치 16만개 크게 밑돌아
7월 금리인상 확률 55→35%
[ 양준영 기자 ] 지난달 미국에서 늘어난 새 일자리 수가 3만8000개에 그치면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고용지표 쇼크’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잃고 있다.
◆미국 5월 고용 쇼크
미국 노동부는 5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3만8000개 증가했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10년 9월 이후 5년8개월 만에 최저치로,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6만4000개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지난 4월 신규 일자리 수도 당초 발표된 16만개에서 12만3000개로 수정됐다. 3월 수치 역시 20만8000개에서 18만6000개로 줄었다.
미 노동부는 통신회사 버라이즌의 파업과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광산부문 신규 고용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광산업과 제조업 등 상품제조 부문에서 신규 고용이 3만6000명 줄어 2010년 2월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버라이즌의 파업으로 약 3만5100개 일자리가 감소했다. 그러나 파업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신규 舅美??7만2000개 증가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실업률은 2007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4.7%로 떨어졌다. 하지만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이 많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노동시장 참여율은 62.6%로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지난달 시간당 임금 상승률도 0.2%로 4월(0.4%)보다 하락했다. 마이클 페로리 JP모건체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고용 성장 부진은 전 산업에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성장 모멘텀과 향후 전망에 의구심을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멀어진 6월 금리 인상
신규 일자리 수가 시장 예상치를 무려 12만개가량 밑도는 최악의 ‘고용 쇼크’에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뉴욕증시는 금융회사들의 주가가 추락하면서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빠져서 출발했으며 달러화 가치도 크게 하락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고, 재닛 옐런 Fed 의장(사진)이 지난달 27일 “수개월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면서 시장에선 6월이냐, 7월이냐 시기만 남았다는 전망이 힘을 받았다. 하지만 고용시장 부진으로 조기 금리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의 한 투자분석가는 로이터에 “기대를 훨씬 밑도는 비참한 고용지표로 인해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완전히 테이블에서 사라졌다”며 “7월 금리 인상도 확연한 고용지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6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 20.6%였지만 고용동향이 발표된 직후 5.6%로 떨어졌다. 7월 금리 인상 확률은 55%에서 35%로 낮아졌다.
이날 나온 미국의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 공급관리협회(ISM)는 5월 서비스업 PMI가 전월의 55.7에서 52.9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고용지수는 전월의 53.0에서 49.7로 낮아져 기준선인 50을 밑돌며 위축세를 보였다. 이는 201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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