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이통사 멤버십에 업계-고객 시각차…데이터냐 할인이냐

입력 2016-06-05 08:30   수정 2016-06-05 11:22

이통사 멤버십 제휴처·단말기 할인율 축소
데이터 적립·맞춤형 멤버십으로 변경
이통업계 "고객 수요 반영했다"…일부 고객은 발끈
SKT, 데이터·쇼핑 포인트 적립
KT, 원하는 곳 골라 2배 할인…고객 반응도 좋아




[ 박희진 기자 ] 서울에 사는 회사원 A씨(32)는 지난 1일 퇴근길 집 앞 CU 편의점에서 SK텔레콤 T멤버십 할인을 받고 고개를 갸웃했다. 약 1만원 어치 장을 봤는데 할인된 금액이 평소보다 적은 몇백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얼마 전 비슷한 금액을 결제하며 1000원 넘게 할인을 받았던 A씨는 손해본 느낌이 들었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 T멤버십을 전면 개편하면서 실버·일반 등급 고객에 한해 CU 등 일부 제휴사 할인율을 축소했다. 그러나 새롭게 도입한 데이터 및 쇼핑포인트 적립 등을 감안하면 고객의 실질적인 혜택은 더 늘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잇따라 멤버십 정책을 손질하고 있는 가운데 멤버십 혜택 증감 여부를 두고 고객과 이통업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데이터 적립, 맞춤형 멤버십을 통해 시장 수요를 반영했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고객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오히려 줄어든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이달부터 최근 고객의 데이터 소비 증가를 반영해 '데이터 플러스 T멤버십'을 도입했다. 제휴사 할인과 함께 데이터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제휴사에서 이용금액 5000원당 데이터 25메가바이트(MB)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며 CU의 경우 50MB가 적립된다.

기존 보너스 캐쉬백 프로그램도 개선했다. SK텔레콤 고객은 그동안 멤버십 이용 시 할인금액의 1%를 OK캐쉬백으로 받았다. 앞으로는 데이터 플러스 T멤버십 적립형 제휴사 이용 시 할인금액의 100%를 11번가 쇼핑포인트로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CU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스무디킹 등 일부 제휴사에서 실버·일반 등급 고객의 할인율이 축소됐다. CU의 경우 이용금액 1000원당 할인금액이 100원에서 50원으로 줄었다. 특히 할인율이 줄어든 제휴사가 고객의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과 식음료 프렌차이즈란 점에서 일부 고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인 뽐뿌의 T멤버십 혜택 변경 관련 게시글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라 데이터는 필요없다" "11번가 쇼핑포인트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편의점 할인 축소는 너무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적립받는 데이터와 쇼핑포인트를 모두 환산해보면 고객의 실질적인 혜택은 더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예를 들어 A씨가 CU에서 1만원을 결제할 경우 500원을 할인 받고 데이터 100MB와 11번가 쇼핑포인트 500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SK텔레콤 데이터 100MB 쿠폰이 2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총 3000원 상당의 혜택을 얻는 셈이다. 기존 멤버십 혜택에선 제휴 할인 1000원과 OK캐쉬백 100포인트?받는 게 전부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 차별화된 멤버십 혜택을 준비한 것"이라며 "데이터 플러스 멤버십 제휴사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도 최근 멤버십 서비스를 일부 손보면서 혜택이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부터 단말기 구입시 제공하던 멤버십 포인트 할인율을 기존 10%에서 5%로 낮추면서다. 멤버십 단말기 할인은 경쟁사에선 제공하지 않는 혜택으로 KT 멤버십 고객의 차별화된 혜택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대해 KT는 맞춤형·선택형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KT는 맞춤형 멤버십 혜택의 일환으로 지난 4월부터 선호 제휴사에서 기존 대비 2배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더블할인 멤버십'을 제공하고 있다. KT 멤버십 고객은 매월 1회 원하는 날, 원하는 제휴사에서 더블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반고객 기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미스터피자 뚜레쥬르 등에서 3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KT 관계자는 "타사 대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혜택을 골라 쓰게 하자는 취지"라며 "더블할인 멤버십 등을 추가하면서 기존의 다양한 혜택을 유지하려면 단말기 할인율 및 제휴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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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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