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선박 발주량 감소, 유가 하락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급감 등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또 하나의 대안은 ‘스마트십’이다. 선박에 정보기술(IT)을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는 의도다.
현대중공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십 ‘오션링크’ 개발을 지난달 완료했다. 작년 8월부터 글로벌 IT 솔루션기업 액센츄어와 ‘커넥티드 스마트십’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두 회사는 선박 운항, 적재 화물, 항만 물류정보 등을 분석해 선박 운용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이 시스템은 선박과 항만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해운사는 항만의 하역 현황과 선박 대기상황 등을 미리 파악해 선박 속도와 항해 일정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201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십 기술에 액센츄어의 디지털 분석 기술 및 해운산업 정보를 결합하자 새로운 시너지가 발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 스마트십은 엔진과 발전기 등 선박의 기관 상태를 원격으로 점 改構?제어하는 기능에 한정됐다. 하지만 커넥티드 스마트십은 탑재되는 소프트웨어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배의 기능이 무한하게 확장되는 장점을 갖춘 것이다.
해상 위험물을 자동으로 탐지해 충돌을 예방하는 ‘충돌 회피 지원시스템’도 커넥티드 스마트십의 강점 중 하나다. 각종 기자재의 이상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예방진단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선박 유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
2018년에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연료사용량 데이터 수집 의무화’ 규제가 발효된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스마트십은 이 규제가 요구하는 연간 연료소비량과 항해거리, 운항시간 등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국제 환경 및 안전 규제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십을 개발한 데 이어,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진일보한 스마트십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요구하는 기능을 추가로 개발해 스마트십 성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개발한 스마트십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스마트십 2.0’도 개발하고 있다. 바다 날씨와 파도 등을 고려해 최적의 운항 항로를 제시하는 게 스마트십 2.0의 핵심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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